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
하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한 손으로 쓱 밀어버려도 될 그런 가벼운 선택으로
부정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서운했다
내 뜻을 따라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시간이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가볍게 흘러가 버리는 것 같아서
적어도 그때의 모든 선택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사실만은
지워지지 않기를 바랐다
엄마로서의 시간은 보상으로 계산되지도
현금화될 수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던
아들의 모든 선택의 방향들이
엄마의 지난 시간들을 지워버리는 선택만은 아니기를 바랐다
그래서 엄마가 아닌 사람으로서
내 시간과 내 사랑과 내 돈을 조용히 경계 짓기로 했다
화를 내는 것도 아니었고 틀렸다고 질책하기 위함도 아니다
경계를 지키는 것이 엄마로서 살아낸 내 지난 시간들에 대한 예의라고
그 시간들을 가볍게 만드는 일은 엄마의 시간들에 대한 무례함이라고
그리고 그것이 아들을 키우며 지켜낸 내 시간에 대한 스스로의 존중이고
깊은숨 속에서 다시 선택한
더 깊어진 나의 사랑과 책임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은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임을
이제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