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무료한 날에는 사람을 부르지 않기로 했다

아직은 고요

by 윤설

조용함이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오늘,

그랬다


딱히 누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냥 지금 이 방안이 너무 조용해서


혼자는 편하다

조용하고 안정되고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하루가 수평으로 간다


잠깐

누군가의 소리를 떠올렸다


사랑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나의 하루가 조금은

출렁이였음 했다


예전에는 연락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흔들렸다


기다림도 서운함도 설렘도 부러움도

모두 소음이었고 자극이었다

쉬고 싶었고 번잡했다


지금은 고요하다


공허를 사람으로 채우면

다시 말의 온도를 재게 된다


다시 답을 기다리고 태도를 보게 된다

그 소음들은 아직 단단하지 않은

나를

출렁이게 할지도 모른다


소리를 부르지 않고 이 두꺼운 고요는

그냥 두기로 했다


아직은 이 고요가 조금 더

편하다


오늘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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