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하지 않았어
아침 9시 반
아들의 전화가 다시 돌아왔다
누군가를 대신한 남양주 출장을 얘기했고
짜증이나 화남이 아니라
믿고 맡겨졌다는 약간의 뿌듯함
아들의 아침은 그렇게 내게 넘겨졌다
퇴근길 전철을 기다리다 하루의 고단함을
전화로 들려주기도 했고
확 들이박고 때려치울까 서로 웃기도 했다
가장 안전한 전화번호로 아들은 내게 다시 왔다
어느 날 저녁
16만 원을 아들과 마주했다
안 받아도 될 금액
"알았어", "괜찮아" 로만 끝났을 약속
하지만 이번엔
익숙한 나의 계좌가 아닌 용도가 분명했던
다른 나의 계좌를 되돌려 받을 게좌로 남기고
상환날짜와 시간을 정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아들이 잠깐 숨 고르는 게 느껴졌다
그 공기가 낯설었다
내가 다시 세운 경계
오래오래 단단하게 사랑하는 방법
편하지만은 않다
안전한 전화번호로 저장해 놓은 아들의 목록에서
내가 지워질지도 모른다
온도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3월 5일
나의 경계가 지켜질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