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른 자리에 서있는 사람
여전히 그날 그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사람
그 간격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분명했다
인정한다는 것은
그 사랑을 지우겠다는 뜻이 아니다
현재와 미래의 내 삶을
선택하는 일이었고
그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사랑이 남아있어도
그 사랑을 살아낼 구조가 없는 관계는
함께하는 순간부터
칼날에 베이듯 다시 상처가 나고
서로의 삶을 소진시킨다
다만 그들이 깨닫는 날
그것이 그 어떠한 형태로 다가오더라도
나는 이미 나로 단단하게
서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는 이제
남의 인생을 애써 이해하려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또한 그들의 선택이고
그 선택으로 잃어버린 것들
또한 그들의 몫이다
나는 그저 담담하게 들어줄 뿐이다
그것이 내가 다시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후회는 시간을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단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