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이 Dec 22. 2022

하프(harp) 동행기

너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기까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예전에는 “하프 본 적 있으세요?”라고 물어보면 tv나 책에서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그렇게 만나는 하프는 크고 화려한 금빛의 악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 보니 금은 값이 나가고 비싸며 그렇기에 부유층의 상징이라는 공식을 성립하는데 이바지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2016년도 개그맨 권혁수 씨 덕분에 화제가 된 하프 연주 장면이 있었다. 사실 연주 장면이 화제가 되기보다 권혁수 씨의 재치 넘치는 더빙과 만화가 실제 장면으로 구현됐을 때 주는 독특한 재미 때문이었을 것이다. '올림포스 가디언'이라는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이 애니메이션에서 오르페우스가 하프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르페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가이자 리라 즉 하프를 다룰 줄 아는 인물로 나온다. 어디 그뿐인가. 아폴론을 상징하는 물건 중 하나가 리라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하프는 신들의 악기이자 귀족적인 이미지라는 공식에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가장 오래된 악기인 하프. 그렇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친숙한 악기였을지도 모르겠다.

SNL 코리아 시즌8 더빙 극장에서 개그맨 권혁수 씨가 패러디한 올림포스 가디언 장면들

 

하프가 주는 이미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어린 친구들에게 악기를 보여주면 낯설어하지 않고 하프를 연주해보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여기저기서 "치링 치링 치리 링~"이라는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요정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크릿 쥬쥬'라는 만화에서 하프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이다. 분열과 시기 질투가 생긴 요정 마을에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하프 소리로 인해 다툼을 멈추고 화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로 하프가 등장한다. 그래서 만화 속에 나오는 하프가 장난감으로 만들어져 나올 만큼 아이들 사이에선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이미지가 어찌 이 만화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겠는가. 잭과 콩나무에도 노래하는 하프가 나오는 것처럼 요정이나 천사처럼 신비로운 이미지와 하프가 주는 밝고 아름다운 음색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치링 치링 시크릿 쥬쥬 애니메이션 중 레인보우 하프 에피소드 일부 장면


 또 다른 이미지는 성경(bible) 속에 등장하는 하프 때문이다. 하프를 취미로 배우고 싶어 하는 성인 중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찬양곡을 연주하고 싶어 하프를 배우겠다 마음먹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성경 속에 수금 즉 하프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경 속 인물 중 다윗이라는 인물이 사울이라는 왕 앞에서 하프를 연주하여 악한 영을 떠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외국에서는 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환자, 신생아 그리고 산모들에게 라이브 하프 연주를 들려주며 하프 소리에 대한 다양한 임상 연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왼쪽)© falco,출처 Pixabay,(가운데)구에르치노의 다윗을 공격하는 사울,(오른쪽)램브란트의 사울과 다윗


실제 하프 소리는 온화하고 부드러워 모난 부분을 찾기가 힘들다. 더구나 특정 악기처럼 소리를 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악기 자체가 갖고 있는 맑고 밝은 소리를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 품 안에 한아름 안고 연주하는 하프. 그 울림을 통해 마음에 평안함과 따스함을 주기도 하는 하프. 어떤 이미지가 아닌 악기 자체가 가진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자신만의 호흡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진정한 쉼표의 시간을 선사하길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프(harp) 동행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