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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충만 Oct 11. 2017

수학여행

첫 해외여행


수학여행 : 영어로는 School Trip 실제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넓히는 여행


고등학교1,2학년 때만 하더라도 학년 말 수학여행이 유행이었는데 대부분 장소는 경주였다. 아니 가끔은 제주도로 가는 학교들도 있었다. 1학년 때는 학년 단체 수학여행은 없었고 반 별로 알아서 정해서 가는 체험학습이 있었는데 우리 반은 1박2일로 정동진에 갔다. 2학년 때는 2박3일로 경주에 다녀왔다. 

수학여행지로 경주에 간다고 발표되자 많은 친구들이 실망하는 눈치였다. 이전까지는 경주는 수학여행에서 뺄래야 뺄 수 없는 곳이었다. 역사를 배울 때 있어서 조선의 수도 서울, 백제의 옛 수도 공주, 부여 그리고 신라의 수도 경주 중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고 잘 보존돼 있기 때문에 보고 배울 것이 많아 수학여행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곳이기 때문이다. 첨성대, 감은사지3층 석탑, 석굴암, 불국사 등 책에서만 보고 배웠던 신라의 흔적을 하나하나 볼 수 있는 경주는 수학여행 뿐 만 아니라 관광지로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학교들이 근래 들어서 제주도를 많이 선택하는 바람에 꽤 많은 친구들이 제주도를 기대했다가 경주라는 말에 실망했다. 당시에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어서 혹시나 제주도를 가면 비행기를 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해봤지만 경주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친구들과 함께 다 같이 수학여행을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렜다.


동방명주


첫 해외여행


지금에서는 해외 수학여행이 별로 특별하지 않은 시대지만 10년 전만 해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수학여행으로 미국이나 유럽을 간다는 이야기는 얼핏 들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수학여행지가 바로 중국 ‘상해’로 정해졌을 때 나 뿐만 아니라 다들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이때부터 우리 고등학교 뿐 만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수학 여행지를 해외로 정하는 빈도다 잦아졌다. 당시 우리학교에서는 2학년은 일본으로 3학년은 중국으로 수학 여행지를 정했다. 


여행지가 어디가 되든 간에 처음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고 수업시간에서만 보고 듣던 중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렇게 우리 고등학교 3학년 전체는 3박4일 수학 여행지로 중국 상해를 방문했다.

10년도 더 지난 추억이라 자세히 하나 하나 생각은 나지 않고 사진 하나 남겨진 것은 없지만 몇 가지 확실하게 생각나는 것은 처음으로 타본 자기부상열차, 푸동강, 동방명주탑이 뇌리 속에 깊숙이 박혀있다.


2002년에 개통된 상해 자기부상열차는 푸동공항과 상해 시내를 잇는데 최고시속 431km 달하는 속도로 운행할 때와 300km 속도로 운행하는 두 가지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 과학 수업 시간에 콩코드 여객기나 자기부상열차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중국에서 실제로 벌써 자기부상열차 도입을 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직접 타보니 너무 빠른 속도 때문에 가끔은 흔들려서 승차감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런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자기부상열차를 도입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푸동강은 우리나라 한강보다는 폭이 넓어보였고 종종 배들이 강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유람선부터 컨테이너를 실은 무역선까지 다양한 배가 이동하고 있었는데 놀라웠다. 인건비가 싼 이유로 중국에 공장을 짓는 제조업 회사가 많다고 배웠는데 실제로 무역선이 강을 떠다니는 모습을 보니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교역이 이루어지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푸동지역에는 486m에 달하는 동방명주 탑과 반대편에는 중국문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구열강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와이탄이라는 곳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편전쟁 이후 서구열강의 침략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배웠지만 그 결과로 영향을 받아서 현재는 어떤지 알 수 없었는데 직접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와이탄의 건축물들은 일반적으로 동양에서 볼 수 있는 양식이 아닌 것을 첫 해외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알 수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자 우리는 다 함께 푸동강을 유랑하는 유람선을 타고 푸동과 와이탄 야경을 볼 수 있었는데 와이탄에 있는 유럽풍의 건물들은 황금도시에 있는 건물들 같았고 여기가 유럽인지 아시아인지 헷갈릴 정도로 우아한 기품을 뽐냈다. 


이어서 건물들 사이사이에서 레이저가 여기저기서 발사되더니 형형색색 다양한 색깔의 빛을 쏘면서 어두컴컴한 밤하늘을 밝혔다. 푸동강 위에서 유람선을 타고 보는 상해의 야경과 레이저쇼는 내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기 충분했다. 


현재는 우리나라 잠실에 있는 롯데타워가 555m를 자랑하는 만큼 건축 기술도 뛰어나고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고층 빌딩을 지으면서  고층빌딩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됐다. 

동방명주탑을 보기만 해도 놀라웠는데 전망대까지 올라가보니 전망이 참 아름다우면서 어떻게 1994년에 이렇게 높은 탑을 지었는지 기술에 감탄했다. 

그렇게 내 첫 해외여행이자 첫 해외수학여행 3박4일은 끝이 났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과 문물을 접했던 시간은 마술 공연을 보는 것처럼 신비스럽고 책에서만 보고 배우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자기부상열차의 현실화,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전파탑인 동방명주 그리고 푸동강을 떠다니는 무역선들을 보면서 중국의 규모와 빠른 기술발전에 놀라우면서 무섭기까지 했다. 지금도 Made in China 라고 하면 물품의 질이 낮거나 내구성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중국제품을 조롱하거나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10년 전에는 정말 심했다. 

그리고 항상 중국은 미개하고 기술력은 아직 멀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4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실제로 상해를 보고나니 언젠가는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해서 우리나라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따.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상해임시정부였다. 역사시간에 배우고 사진으로만 보고 귀로만 들었던 바로 그 곳 

우리 선조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땅을 벗어나 타국에 세운 임시정부

임시정부는 상해에 1919년에 세워졌다가 1945년 해방 때까지 항저우(1932), 난징(1937), 창사(1937), 

광저우(1938), 류저우(1938), 치장(1939), 충칭(1940)으로 일제의 눈을 피해 옮겨다녔다.


임시정부는 군사학교를 세워서 일제에 대항할 군사를 기르고 만주에 있는 독립군을 지원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조선의 해방을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고국의 해방을 위해 노력한 조상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독립했고 현재는 그때에 비해 비약적으로 경제적으로나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발전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 과거의 역사와 현재 중국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배우고 나아갈 미래까지 첫 여행에서 다양한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행을 경험했다. 


인생에서 처음 비행기를 타보는 설렘과 또 다른 문화 언어 음식과 건물 등 다양한 해외문물을 접하면서 또 이웃 국가의 빠른 발전에 겁을 먹었던 고등학교 3학년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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