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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충만 Oct 30. 2016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한국사람을 만나다

한국사람 산티아고 순례길 #10

라면 비빔면 밥을 먹으리라 상상도 못했는데

저번 순례길에서는 한국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고 갈리시아 지역 알베르게에는 주방이 없는 곳이 많고 있어도 조리도구가 없어서 요리를 해먹지는 못했다. 사실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스페인에서는 마트에서 식료품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빵을 사먹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사먹었다. 외국 사람들은 파스타를 주로 해먹었는데 파스타 면과 소스만해도 3유로 정도면 살 수 있고 이외에 식료품도 무척 싸고 해먹기 간편하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번 순례길도 아침에는 빵이나 시리얼을 먹고 점심에는 간단하게 바에서 먹거나 마트에서 미리 사둔 음식을 먹고 저녁에는 알베르게에서 인스턴트 식품을 해먹으려고 했는데 감사하게도 한국 음식을 간혹 맛 볼 수 있었다. 특히 쌀밥은 최고였다. 혼자서는 불가능하고 가능해도 매우 번거로운데 순례길을 걷기 시작한 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때때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친해지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언어가 통화고 문화가 같은 한국인 친구들이랑 대화하는게 편하고 머나먼 이국 땅에서 며칠 안지났어도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기쁘다. 또 요리 잘하는 친구들을 만났다면 금상첨화다. 나보다 두 살 어린 준택이와 종원이는 유쾌하고 또 요리도 잘하는데 마침 라면 비빔면 고추장 등 요리에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짧게는 6시간 길게는 10시간 이상을 걷다보면 중간에 점심도 먹고 간식도 먹지만 저녁식사 시간이 정말 기다려진다. 우리는 오손도손 모여 이야기하고 걸으면서 오후가 되면 오늘은 마트에 가서 무엇을 사고 어떤 음식을 해먹을까 고민하며 몸이 힘든 가운데서도 즐거운 상상을 하며 걸었다. 특히 흰 쌀밥을 먹으면 속이 든든해져서 당장이라도 다시 걸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머니의 집밥과는 또 다른 아주 소중한 저녁식사 시간 다시 한 번 같이 걸었던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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