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전문가 졸업에 실패하다
3수 편입 갖가지 실패를 겪었지만
이번만큼은 또 다른 우울함이었다 차라리 도전했다 실패하면 모르겠지만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허무함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2년 동안의 휴학기간동안 해외봉사 인턴 여행 프로젝트 등을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삶을 살고 직장을
다닐지 구체적인 윤곽이 나왔는데 29살 막 학기 나는 강제로 휴학했다
단 한 과목 수강 신청을 실패해서
정정기간이 지나고 학과 사무실에 전화해보니 담당 교수님의 승인이 있으면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떨리는 마음에 교수님께 전화해
막학기고 취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번에 꼭 졸업을 해야한다고 설명했으나 원칙 때문에 안된다고 거절당했다
거절 당해서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나 같은 학생이 스무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학과에서는 수업을 더 열 생각도 하지 않아 아쉬웠다
인생이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돈 내고 듣고 싶을 때 내 수업도 못 듣다니
역시나 내 인생은 순탄하지 않구나 참으로 우울한 날이었다
다시 기운을 차리고 더 좋은 일이 있을꺼야란 마음가짐을 먹고 나서
다음 학기까지 기다리며 따분히 영어문제집을 풀고 적성검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헌혈 100회를 맞이해 프로젝트를 하면 어떨까 ? 고민하던 찰나
겨울철 헌혈자가 감소하니 내가 한 번 기여를 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히말라야 ABC에 가야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분명 이 길은 내가 실패하는 길이 아니라 또 배움의 길이고 더 나은 길이 나오는 길이라 믿고
다시 한 번 걸음을 시작해보기로 결심했다
물론 30살 나이가 스펙이라는 말도 있고 남들 돈 벌 때 산을 오른다는게 말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가야겠다 후회없는 삶을 위해 뭔가 깨달음을 얻는 그런 거창함 말고 그냥 나는 지금 가고 싶다
그래서 걸음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