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죽이기
여행 아는 만큼 보인다

응답한다 1988 폰페라다

by 꿈충만

- Episode 중국인 친구들과 중국 뷔페

- 리모나다 유대인 죽이기

- 폰페라다 성

- 일본 기념 우호 비


오르막길은 오르긴 힘들지만 오르고 나서 올라온 길을 바라볼 때 해냈다는 성취감과 아름다운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때문인지 내려올 때는 아쉬움도 조금 남곤 한다. 오늘 걷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었다. 순례길 중 만나는 산을 오르는 것도 어렵지만 하산 또한 쉽지 많은 않다. 일반 등산과는 다르게 순례자마다 배낭의 무게는 다르지만 내 경우만 해도 12.3kg에 다다르고 내리막길에서 체중의 3배 정도의 중력이 다리에 실리기 때문에 부상당하기가 쉽다.


무릎이 아픈 경우에는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것이 좋고 쉽다고 무리하게 빨리 내려오지 않는 것이 좋다. 나 또한 오히려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에서 무릎 통증을 종종 느끼곤 했다. 어제 예상보다 많이 걸어서 오늘은 서둘지 않고 천천히 산과 하늘 그리고 풍경을 보면서 내려왔다. 나와 준택이는 후안과 사무엘을 따거(大哥)라고 부르며 그들과 함께 걸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인은 전체 262516 순례자 중 4073 명으로 10번째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많이 찾은 국가였고 일본은 21번째 (1197명) 중국은 30번째(706명)였다. 그리고 총 151 국가 순례자들이 방문하니 정말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이다. 후안은 스페인어는 굉장히 잘했으나 영어가 서툴러 대화할 때 간혹 어려움이 있었지만 성격이 밝아 같이 걸으면서 즐거웠다.


사무엘은 언어뿐만 아니라 타 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에 능통했고 짧은 한국어와 일본어도 구사했는데 놀란 것은 그가 한 노래를 부를 때였다. 그가 걷다가 갑자기 새타령을 부르는 게 아닌가 그것도 박자와 리듬까지 완벽하게 말이다. 다 함께 새타령을 부르며 걷다가 웃음이 터졌다. 심지어 그는 새타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나열할 수 있었다. 그는 인터넷으로 자주 한국 방송도 보고 들으며 심심할 때 한국어를 독학했다고 했다. 글로벌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가끔 그가 새타령을 노래하는 그가 생각나면 저절로 웃음이 피어난다. 쏙국 쏙국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
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 문전에 풍년 새
산고 곡 심 무인처 수림 비조 물새들이
농촌 화답에 짝을 지어 생긋생긋 이 날아든다
저 쑥국 새가 울음 운다 울어~~ 울어 울음 운다
이 산으로 가면 쑥국 쑥국
저 산으로 가면 쑥 쑥국 쑥국


폰페라다, 템플 기사단


1시가 조금 넘어 폰페라다에 도착했다. 얼마 걷지 않아서 준택이와 더 걸을지 말지 고민이 들어서 점심을 먹으며 생각해보기로 했다. 엘 아세보에서는 마트가 없어서 간식거리를 구입하지 못해서 배가 굉장히 고팠다. 후안과 사무엘이 음식점에 가자며 인터넷에서 찾아서 보여준 곳은 바로 '웤'이었다.


원은 항상 경비를 걱정하고 맘껏 먹지 못하는 우리에게 대도시에서 걱정 없이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곳이었다. 중국인 친구들과 스페인에서 중국 뷔페라니 꽤나 재밌었다. 스페인 도시마다 분위기가 다르듯이 웤도 체인점이지만 메뉴가 약간씩 달랐고 분위기도 달랐다. 폰페라다 웤에서는 우리 같은 아시아인뿐만 아니라 현지 스페인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제저녁에는 마트가 없어서 식당에서 먹으면 마트보다 비싸니 돈 아낀다고 저녁을 굶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뷔페에서 맘껏 먹으니 참 행복했다. 평소에 한국에서 뷔페를 갈 때 보다 10배는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한 시간 정도 뷔페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오늘 걸음은 마무리하고 폰페라다에서 묵기로 했다. 배가 부르니 걷기 싫어지고 후안과 사무엘도 폰페라다에서 묵는다고 해서 함께 더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공립 알베르게로 향하는 중 큰 성을 하나 봤다. 작년에는 폰페라다에서 묵었는데 보지 못했던 성인데 알고 보니 템플 기사단의 성이었다. 작년에는 폰페라다가 큰 도시인 것만 알고 지나쳤는데 이렇게 큰 성이 있는지도 몰랐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지도 전혀 몰랐다.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굉장히 다른데 나는 큰 목적과 틀은 세우 돼 세세하게 신경을 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예로 이번 응답한다 1988 여행처럼 800km 순례길을 걸을 때 빅워크를 사용해 모음 통에 눈(noon)을 기부하고 88장의 헌혈증을 모아 기부하는 목적은 가지지만 오늘 하루 어디까지 걸을 것인지 정하거나 블로그나 인터넷 정보를 통해 맛집을 알아보는 것보다는 되도록 그 날 즉흥적으로 상태와 만나는 사람들을 고려해 목적지를 정하고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을 내 손으로 찾는 것이 더 내게는 재밌는 여행이다.


아예 인터넷의 도움을 안 받을 수는 없지만 되도록 여유 있는 일정에서 즉흥적인 여행이 가장 내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처럼 폰페라다에서 가장 볼 것으로 뽑히는 템플 기사단 성을 작년에 보지 못했고 역사적으로도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아쉬웠다. 이 때문에 내가 여행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면 더 보이는 것이 많겠다고 생각했다.


공립 알베르게에 가보니 작년과 똑같았다. 폰 세바 돈에 묵었던 친구들이 하나 둘 도착해서 반가웠다. 다들 일정 때문에 폰 세바 돈에서 묵었던 이들은 대부분 폰페라다에서 묵는다. 호스피탈레로에게 크레덴시알에 스탬프를 찍고 자리를 배정받고 짐을 풀고 씻은 후 폰페라다를 제대로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요코도 마침 시내로 간다고 해서 둘이 같이 가기로 했다. 부활절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도시는 온통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부활절 주간에는 3~4일 공식 휴일로 지정돼서 다시 템플 기사 단성에 가보니 사람들이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엄청났다. 다들 이른 시간부터 축제 준비로 한창이었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도 보이고 예수상과 성모 마리아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우선 템플 기사단 성에 입장하기로 했다. 원래 입장료는 6유로지만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을 보이면 4유로로 2유로 할인이 가능하다. 성 안에는 박물관이 있는데 폰페라다 역사에 대한 소개가 잘 나와 있었다. 템플 기사단은 신전 기사단/수도회라고도 불리는데 1118년 성지 순례자 보호를 위해 결성되고 1128년 교황의 공인을 받았다고 한다. 템플 기사단은 순례자 보호 뿐만 아니라 십자군 전쟁에도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했고 비전투적 단원들은 금융업으로 돈을 축척했다. 하지만 이단으로 의심받는 등 14C 템플 기사단은 해산 되었다.


템플 기사단의 흔적이 바로 템플 기사단의 성이다. 12~13C에 이 성은 산티아고순레길을 걷는 순례자들을 보호하기위해 세워졌다. 종교와 그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그들에게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나서 성을 바라보니 작년에 그냥 아무생각 없이 걸었던 길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지금도 타지를 여행하는것은 100%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상황에 쓸 수 있는 통신 기술도 발달했고 위험요소도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과거에는 정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도 있지 않았을까?


유대인 죽이기(Matar Judios)


휴식을 취하던 후안과 사무엘 그리고 한나까지 합류해 우리는 다섯명이서 폰페라다 시가지를 구경했다. 점심 때 부페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저녁은 먹지 않고 우리는 바에 가서 리모나다라는 음료를 시켰다. 리모나다만 바 앞에 판다고 써져 있어 궁금증이 들어 주인 아저씨께 여쭤봤다


"아저씨 리모나다가 뭐에요?"

"리모나다는 포도주에 레몬, 설탕, 과일을 넣어 만든 음료인데 부활절 주간에만 판매해"


리모나다는 부활절 주간에만 판매하는 특별한 음료였다. 리모나다는 다르게도 불리는데 바로 유대인 죽이기(Matar Judios)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음료수 이름치고는 꽤나 무서운 이름이다. 부활절은 예수가 사흘만에 다시 부활한 날을 기리는데 그리스도교에서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배척했기 때문에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서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료에 그 뜻을 기려 부활절 주간에 마신다고 한다. 역시나 이 바에서도 주인아저씨가 안주로 간단한 음식을 내주셨다.


음료 하나 덕분에도 알고보니 숨은 뜻과 역사를 알 수 있어 재밌었다. 친구들과 함께 리모나다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축제 행렬을 보면서 너무나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뿌리는 같지만 현재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행동은 너무나도 다르다. 특히 뉴스에서는 심심찮게 매일 극진 수니파 무장 단체가 테러와 공격소식과 국제동맹군과의 전투도 매일 같이 볼 수 있다. 뿌리가 같은데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건 불가능할까? 이런 종교전쟁은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을까?


유대인 죽이기(Matar Judios)

리모나다(Limonada) 포도주에 레몬, 설탕, 과일을 넣어 만든 리모나다


알베르게 : Albergue de Peregrinos San nicolas de flue

원 : Wok Hd, Calle Msp, 4, 24400 Ponferrada, León, 스페인


Castillo de los Templarios

운영시간 : 월요일 휴무 화~일 : 10~2시 4~6시

일반 가격 : 6유로 순례자 할인 4유로 어린이 무료


경비

알베르게 5

점심 14.95

물 맥주 콜라 3.10 (마트)

성 입장료 4

리모나다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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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7171.JPG 일본 까미노 우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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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7196.JPG 폰파라다 템블기사단 성 Castillo de los Templar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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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7319.JPG 유대인 죽이기 리모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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