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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충만 Oct 03. 2016

12시간 50km를 걷다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걷기 좋아하세요?


저는 걷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여러가지 생각 정리도 하고 부는 바람에 멍 때리기도 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도 걷기 만한 것이 없죠. 


첫 순례길은 2015년 런던에서 한달 간의 인턴이 끝나고 6개국을 30일가량 여행하고 마지막으로 스페인에서 걸었어요. 가장 좋아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그냥 관광하는 것 보다는 의미있고 도전적인 여행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스페인 북부지역 Leon -> Santiago de Compostela 까지 약 300km를 10일 동안 걸었습니다.


첫 날은 멋 모르고 Leon 부터 Astorga 까지 무작정 걸었어요. 돌이켜보니 한 12시간 동안 50km를 걸었더라구요. 처음 만난 사람은 이탈리아 초등학교 교사이신 30대 여성 분이셨어요.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걷다가 천천히 걷겠다고 하셔서 먼저 혼자 걷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혼자 10시간을 넘게 걸었습니다. 


이제까지 여행에 대한 생각과 만난 사람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귀국 후 내 모습도 상상하면서 그렇게 걸었더니 12시간이 훌쩍 넘었습니다. 첫날이라 가끔 길을 잘 못 들었을까 걱정도 했지만 다행이 노란 화살표를 따라 잘 걸었습니다.


그렇게 Astorga에 도착해보니 발이 엉망진창이 되어있었어요. Astorga Albergue(알베르게:순례자숙소)에는 당시 한국인 봉사자가 계셔서 밥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히 먹었습니다. 그 분 성함은 기억이 안나지만 순례길을 걷다가 발에 무리가 와서 1주일 동안 쉬면서 봉사를 하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그 분은 돌을 하나 주시더니 다음날 철 십자가에 가면 돌을 그 곳에 놓아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독일인 친구



일본인 친구


저는 그렇게 아스토르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잠들기 전 알베르게에 있는 순례자들과 이야기 하다 잠이 들었어요

12시간 50km 를 걸으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왠지모를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그렇게 오랜 시간 걷지 않았어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 야고보 사도 관이 있는 야고보대성당을 향해 걷는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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