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이 안 오는 밤이면 SNS에 단기 임보를 검색해보곤 했다. 현실적으로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는 없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자취방을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나눠갖고 싶었다. 평소처럼 단기 임보를 검색하던 중, 눈에 띄는 게시물이 들어왔다.
금액 전액 지원, 임신한 엄마 야옹이 임시 보호처 구합니다
금액을 전액 지원한다는 소식을 보고 딱 나를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생계활동을 하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동물을 키우고 싶어도 병원비 때문에 키울 수가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고민하다가, 임보를 신청하는 디엠을 드렸다.
디엠을 드리고 보니 너무 성급하게 보낸 거 아닌가? 집주인이 끝까지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지? 물론 전에 세입자는 강아지를 키웠었지만, 내가 잘 데리고 있을 수 있을까? 싶어서 전송 취소를 눌렀다. 예전에도 급하게 디엠을 보냈다가 그렇게 취소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답장이 왔다. 순간 머리가 햐얘졌지만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임보자가 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렇게 밤에 잠을 못 자며 구조자분의 연락을 기다렸다. 어쩜 시간이 그렇게 가지 않던지. 하루 종일 핸드폰만 바라보며 구조자의 연락만 기다리다 보니 다음 날이 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구조자님의 연락이 왔다. 아쉽게도 엄마 고양이는 구조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이미 집사가 될 준비를 마쳤는데!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었지만 내 마음이 너무 허탈했다. 한편으로는 새끼 고양이를 어떻게 다 돌보나 암담했어서, 차라리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하던 중, 눈에 밟혔던 고양이가 생각났다. 구조자분이 한 달 만이라도 괜찮으니 임보처가 급하게 필요하다고 한 게시글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구조자분에게 문자를 드렸다. 그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 결국 전화를 걸고 말았다.
어찌나 떨리던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데 목소리가 파들파들 떨렸다. 가장 임시 보호가 급한 친구를 데려오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나는 (예비) 집사가 되었다.
+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임시 보호하기로 한 고양이 이름이 '송이'였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서로를 부르던 말인 송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나와 연이 이어지다니 운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