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기술
어떤 것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면 그 반복된 훈련의 누적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선물을 받게 된다. 눈앞에 당장 선물 꾸러미가 보이지 않아도 좋은 것이 주어질 것임을 믿고 있다면 지루한 반복 훈련도 매일 의도적으로 쌓아갈 수 있다.
용서도 해보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 더 잘한다. 용서하지 못할 것 같은 분하고 손이 떨리는 일을 머리와 심장에서 비우고 계속 뒤집어 엎퍼 쏟아내 버리고 남의 탓을 하지 않을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고 살아가는 목적이 달라진다. 피해를 주던 못된 사람들을 마음속 깊이 오랜 시간에 걸쳐 용서함으로써 자신의 무지함에 대한 자책과 고통받았던 암흑의 시간들을 떠나보내며
새로운 길 위에 홀로 설 수 있게 된다.
누구도 필요하지 않고 그 어떤 방향 표지판도 원하지 않게 된다. 수없이 많은 절망과 길고 긴 불안의 시간을 혼자 감내하며 버텨왔기 때문에 내공이 단련된 것이다. 긴 세월을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용서로 훈련해 와서 웬만한 일에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꽤나 유연하게 초연해진다.
그 어떤 것에도 쉽사리 휩쓸리지 않으며 나 아닌 타인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감도 품지 않게 된다. 세상을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과 변화무쌍한 이기심도 한발 떨어져서 관찰하고 가려낼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스스로의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는 여유까지 만들게 된다.
내 삶에 덜 중요한 것과 정말 중요한 것의 경계를 어렴풋이나마 알았기 때문에 중요함의 범주를 벗어난 변동성이나 진짜 같은 미화된 가짜에 대해 더 이상 마음을 쏟지 않게 된다. 현혹되거나 망상을 품고 마음에 품는 우매함의 늪에서 스스로 빠져 나와 홀로 걸어가게 된다. 용서가 훈련이 되면 더 이상 남을 미워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곧 자신에게 가했던 엄격한 처벌도 끝내 막이 내리게 된다는 반증이다.
처벌이 끝난 후 자신에게 가했던 스스로에 대한 형벌을 거두고 이제는 어떻게 나 스스로에게 작게라도 자주 보상해 줄지를 생각하게 된다. 나를 위해 오늘 무엇을 해줄지 생각하며 어제보다 조금 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 나를 보게 된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