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장에 끼어 들지 못한 여자의 독백

이 죽일 놈의 외로움

by 오천만장자km

밤에 누워서 유튜브 숏츠를 보다가 짜증이 솟구쳤다. 40대 여자를 까는 내용이었다.

본인도 40대인것 같은 여자가 결혼을 목적으로 연애해보려는 여자의 나이와 몇가지 조건을 듣더니 내려치기하는 내용이었다. 자극적으로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어서 댓글 많이 쓰게 하려고 저런 말을 했거나, 기본 사상이 그러하거나,결혼을 목적으로 사람들을 소개시켜주는 일을 해온 사람의 개인적인 시각이 한데 섞여서 찰나의 순간에 나온 말이겠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를 유발시켰다.

내가 해당 영상이 콕 찝어 말하고 있는 결혼시장에서 가치 없는 40대 여자를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짜치게 만으로 두살 깎고 뭐하고 이런거 하지 않고 원래 나이대로 하자면 나는 올해 85년생 마흔두살이다. 마흔두살 미혼. 게다가 결혼상대자는커녕 남친이나 썸남도 없는 상태의 홀로 있는 상태의 여자...그게 나다.

내가 봤던 그 쇼츠 속 진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볼때 나는 굳이 등급을 메기자면 최하위를 달리는 여자가 아닐까싶었다.


몹쓸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그 프로그램의 쇼츠가 연이어 내 핸드폰에 떠서 짜증은 나는데 심심해서 또 눌러보았는데 역시나 계속 내 안의 깊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결혼 시장에 나온 남자들은 고졸여자를 안만난다는둥, 직업이 좋지않고 모아둔돈이 별로 없으면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게 꼴보기 싫었다. 물론 그 프로그램의 특성상 너무 부드럽게 좋게좋게 말해봐야 노잼이라 시청율이 높지않을까봐 그리 밉게 말하는 게 컨셉일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고졸에 그럴싸한 전문직에 다녀본적없고 계약직,알바,백수를 오고가며 전전긍긍 살다가 그나마 지금 면접 보러 오라는데가 없어서 집에만 있는 고졸 마흔두살 여자의 눈에 그 영상은 나의 부족한 면을 더 후벼파는 영상이었다.

1분이란 짧은 쇼츠영상에 그것의 장점을 부곽시키는것은 어지간한 소수의 사람들 아니고선 꽤나 어려울거다. 오랜 세월을 감내해서 그만큼 더 아름다운것, 이런저런 조건을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함과 푸근함 , 학력이나 직업과 일치하지 않는 개인의 개성이나 숨겨진 매력이 얼마나 은은하고 넓게 퍼지는 향기를 자아내는지... 그런것을 도파민 터지는 찰나의 자극적인 영상에

담아내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대다수의 대중들 역시 오랜 시간 몸과 마음으로 겪은 경험과 생각의 방황들을 숙성시킬 여유도 없이 미디어나 주변사람들의 세속적인 이야기와 드러나는 표면적 가치에 부지불식간에 가스라이팅되어 너나 할것없이 뻔하디 뻔한 정답으로 내달리는 경향성이 짙으리라... 그래서 숙고할 시간도 없이 아니다싶은것은 바로 바로 쳐낼것이다. 가성비 가성비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달려나가는게 요즘 시대의 씁쓸한 자화상이니..


내가 지금 뭐라고 끄적이고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중요한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연애 시장 결혼 시장에서 인기 없이 소외된 불특정다수의

노처녀 노총각들이 각자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투를 벌이고있다는것...그런 자들의 희망을 꺾지 말라는거다.


누구도 누구를 평가하고 판단할 자격이 없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는

아주 유명한 시가 오랜 시간 널리 사랑받는데는

이유가 있는거다.

우리는 누구나 가슴 속에 저마다의 결핍과 고통점을 자극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살아진다. 살아야 한다.


오랜 세월동안 이런저런 일도 겪고 미친사람도 만나보고 내가 누군가에게 미친사람도 되보면서 자신에 대한 못난면과 꽤나 괜찮은면을 이곳저곳에서 겪어나가다보면 못난 나도 괜찮은 나도 전부 다 보듬어주고 가야할 나의 한부분임을 알아가게 된다. 조건과 상관없이 나이나 기준따위와 상관없이 말이다.


영상을 보고 긁혔다면 요즘 내가 나 자신에게 잘해주지 않고 사랑해주지 않고 방치했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무어라하든 너는 너대로 떠들어라. 나는 그런거 필요없고 맛있는것 먹으면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꺼니까~하고 가볍게 시선을 돌리는 여유를 찾기위해 방심했던 자기관리를 다시 시작해보려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것 그게 모든것의 시작이지 않을까싶다.

고로, 이 외로움과 마음의 허기로 가득한 시간이

어쩌면 최고의 기회의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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