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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Oct 02. 2023

굳이 굳이 하던 것들

연휴 동안에

연휴 동안 굳이 굳이 하던 것들을 얘기해 보려 한다.

굳이 굳이 하는 것들은 더는 미루지 않고 제 때 하는 힘을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


일단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연휴라는 자유를 핑계 삼아 아침 운동이라는 작은 통제를 만들었다. 공복 (나름) 인터벌 러닝인데 조금씩 시간과 속도를 늘리며 적응 중이다. 다시 시작하고 (입이 닳도록 얘기했던) 운동의 장점은 체력을 기르는 거야 당연하고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성취감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 누적되면 어느 선 까지는 수월해짐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지점까지 꼽고 싶다. 놀랍게도 연휴에 아침이라는 콜라보 상황에도 헬스장에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조금 충격 먹었다. 헬스장에 가면, 그것도 아침에, 부지런한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환기를 일으킨다. 연휴 동안 오전 시간에 러닝을 하는 거야 어렵지 않았지만, 출근 전 도전이 조금 고난일 듯싶다. 주 3회라도 잘 방어해 봅시다.


다음으론 노션이란 공개 웹사이트로 여행 계획을 뜯고 맛보련다. 한 달에 두어 번은 캠핑으로 평소엔 크고 작은 여행들로 자주 떠나는 지라 큰 틀에서만 계획을 짜는 편인데, 이번엔 노션이란 요망한 도구를 잘 활용해 보기로 했다. 우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다가 아주 잘 맹들어진 템플릿을 만났다. 마음씨 좋은 글쓴이가 게시글에 비밀 댓글을 남겨주면 템플릿 복제 링크를 공유해 준다. 연휴 시작과 동시에 댓글을 남겼고 어제 답을 받았다. 지금 열심히 템플릿 복제 중인데 용량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꽤 걸린다. 시간이 좀 더 지체되면 나만 이러는 건지 찾아봐야겠다. 무튼 이 템플릿의 요긴함은 준비물부터 여행 루틴, 참고자료(링크며 이미지까지) 등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가 가능하고 웹사이트 기반이라 동행자에게 링크 공유도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세상이 어마하게 좋아졌다. 템플릿도 받았으니 출퇴근길에 이런저런 정보를 쌓아두고 조금 더 쉽고 재미나게 놀 수 있는 미니 판을 꾸려볼 테다.


라스트 팡은 소소한 정리다. 내일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기로 해서 급하게 치운 것이 계기였는데, 도롱은 친구들이 자주 왔으면 좋겠단다. 내가 자발적으로 정리를 하니까. 일단 옷장 서랍과 부엌 수납 테이블 위를 시원하게 치웠다. 시원스레 치웠다는 건 안 쓰는 물건은 버리고 정돈할 수 있는 것들은 제자리를 찾아갔다는 의미다. 알 수 없는 쿠폰과 무질서 속에 쌓인 명함들을 보니 지난 날의 바쁨과 귀찮음을 얘기하는 듯 하다. 훤하고 휑해진 자리를 보며 마음이 차분해진 걸 보니 나도 정돈의 세계로 들어온 것인가. 또 자주 입을 소수의 옷들만 행거에 걸어 두었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무채색이 대부분인걸 발견했다. (요즘은 무채색에 소재만 다른 옷들에 손이 많이 간다) 아 그리고 이불 빨래도 했다. 뽀송한 새 이불을 덮고 자니 기분이가 좋다.


이번 연휴는 양가 방문과 캠핑 이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잉여 시간들을 모아 보냈다. 모처럼 이렇게 늘어지게 쉬니 행보카다. 연휴가 하루밖에 남지 않았거늘. 모레가 오면 늘 그렇듯 아무렇지 않다는 듯 ^.ㅠ 셔틀버스에 오르 내릴 나지만 묵혀둔 일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소소한 시작들의 환기와 원기를 받으며 10월 초 연휴의 막을 내려본다.


아 굳이 듣고 굳이 기분이 좋아진 (가을이 생각나는) 시티팝으로 다시 한번 연휴의 장을 마감한다.

https://youtu.be/nhuNb0XtRhQ?si=7BX4tAPFBC7h3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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