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로 Jul 08. 2024

여직원 네 명이 모이면 벌어지는 일

회사에서 여성 4명이 모이면?


아직도 풀리지 않는 방정식이 있다. 특히 남성은 절대 풀 수 없는 공식. 이걸 풀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아마도 노벨상을 수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뭐냐고? 바로, "왜 여자 네 명 이상 모이면, 이유불문 파가 갈리는가?"이다. 나는 이것을 비즈니스의 관점, 즉 관리자의 관점에서 한번 써볼까 한다. 



여러 직장생활과 창업을 해보면서, 매번 겪는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여직원 관리 문제다. 물론 남직원에 관한 문제도 있지만, 이는 다음에 다루겠다. 어찌 보면 이것은 큰 문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이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아니라면 아닐 사항인 것이, 나만의 문제로 치부될 경우가 종종 생겨서다. 이 말이 무슨 말일까? 결론적으로, 내가 바보란 뜻이다. 아니, 어느 순간 바보가 되어 있다. 여자가 고등동물이라는 말이 맞았던 것이다.


바야흐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명 남짓의 직원들이 있는 어느 사무실. 그곳에서 나는 임원으로서, 운영을 총괄해야 할 책임을 맡고 있는 위치였다. 공교롭게도 이곳은 여직원이 과반이상을 차지했다. 내방한 손님들도 하나같이 회사분위기가 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곳이라 칭찬일색이다. 그 속을 알지 못하니 그럴 만도 하겠지...


어느 날, A부서의 팀장(남자)이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다. 팀원 세 명이 전부 여직원인데, 여차여차 결과적으로 통제가 안된다는 말을 하면서, 나더러 해결해 달란다. 나는 총괄운영자로서 이를 좌시할 순 없으니, 호기롭게 내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노라 말하며 팀장을 돌려보냈다.


우선 세명을 각각 1:1 단독면담을 통해 대화를 진행했다. 먼저 B양과의 대화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팀원들도 다들 잘해주고, 팀장 또한 너무 좋기 때문에 부서 전체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한다. 만약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우리 팀을 시기질투하는 게 아닌가...라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며 대화를 마쳤다. 이어서 C양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C양은 팀장이 본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듯해 보인다면서, 더욱더 노력을 해보겠노라 말한다. 내가 해석하기로는 "나는 부족하지만 예쁘게 잘 봐달라"라는 뉘앙스로 이해했다. 마지막으로 D양과 면담을 진행한다. 이번에도 수박 겉핥기가 될듯하여, 좀 더 대화를 밀어붙였다. 그러더니,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남자친구 문제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뉘앙스로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울먹이는 게 아닌가? 나는 원만한 소통과 운영을 위해 공감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다. 마지막에 B선배와의 서먹함이 있음을 말하며 회의를 마쳤다.


며칠뒤, 나는 B양과 D양의 관계가 문제 있는지 확인코자 대질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일에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회사차원이면 어느 정도 개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심층 대화를 이어나갔다. 우선 B양과 D양을 같이 불러 대화를 했다. 이런, 판단미스다. 둘이 어깨동무하며 친하게 포즈를 취한다. 걱정은 1%도 없다는 듯... 그래서 각자 따로 불러서 대화했다. 이번에는 B양이 고민을 갑자기 털어놓는다. 한마디로 D양이 문제라는 거다. 일을 안 해서 본인이 일을 떠맡는다는 식으로 말했다. 나는 즉시 D양을 불러 사실확인을 했다. 그러더니 D양은 억울하다며, 또 울먹인다. 본인은 그런 적이 없다면서 말이다.


당황스러워서, 잠시 심호흡 후 다시 C양을 불렀다. 그러더니 갑자기 B양과 D양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말하기 시작하면서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에서 어느 순간 회사의 사내게시판은 묘한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내가 D양을 울린 사람으로 소문이 나면서, 이윽고 사귀는 사이가 아니냐는 말이 돌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휴지를 주며 다정해 보였다느니, 뭐 하느니 하면서... 이윽고 동료 임원들이 나를 따로 불러 문제없냐는 식으로 묻기 시작했다. 때마침, 그 부서에 인턴이 한 명 들어왔는데, 공교롭게도 20대 여자다. 즉, 여직원 네 명이 된 것이다.


이러한 면담과정에서 나는 일명 카사노바가 되어있었고, 동시에 D양과 C양은 친구가 되어 나머지 두 명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또 어떤 날은 E양과 C양이 친구 먹고 나머지 두 명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또 어떨 때는 3:1로 다굴을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한 명이 다구리 당하면 나라도 편을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지금으로서는 아주 무시무시한 생각을 갖고, 딱 한 번만 편을 들어줬다. 그 일이 뇌관을 건드리면서,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은 열리고야 만다. (영화 스타워즈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한동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사태는 점점 복잡해졌다. 1 더하기 1은 2가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5가 되었다가 -6이 되는 식이다. 그러던 어느 날,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이건 마치 바다의 수십만 마리의 치어 떼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것처럼, 합쳐졌다가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모양새다.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이들을 내버려 두기로 결심했다. 어찌 보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만, 내 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는 점이 다를 뿐. 아무튼, 조리돌림 당한 뒤의 후유증은 참으로 신선했다.




경험을 통해 작은 실마리를 찾은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연륜 있고 강한 여자를 리더로 임명하는 것. 혹은 남녀 비율을 황금비에 맞추는 것. 것도 아니면 그냥 전부 여직원 회사로 만드는 것.(근원적으로 보면 경영 및 제도시스템을 고치는 게 맞다. 여기서는 표면적 측면에서 생각을 단순히 나열해 본 것이다.) 이 세 가지다. 그 팀장(여성)님이 나에게 전하는 충고가 생각난다.



여자는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모를 때가 있어요.
당신이 그걸 해결하겠다고 덤벼들진 마세요!
그리고, 나 또한 여자이지만 때론, 남직원이 편할 때가 있어요!
관리자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나는, 다른 팀장(여성)들에게 다시금 여쭤봤다. 답변은 어느 정도 수긍이다. 단, 털털하거나 일만 똑 부러지게 잘하는 팀원, 혹은 의리파는 번외라나 뭐라나... 추가로 남직원 또한 여직원보다 더한 친구도 있다는 사실을 귀띔한다.(물론, 큰 틀에선 경영진이 0순위로 문제다.) 암튼, 오 마이갓이다.




PS) 역사를 공부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원시 시대의 DNA 형질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남자는 사냥을, 여자는 채집을 주로 했다. 남자는 사냥을 위해 불확실성모험을 받아들였고, 여자는 남자가 잡아온 사냥감으로 요리하고 과일을 채집하며 아이를 기르는 역할을 했다. 이런 DNA가 대대로 전해져 여성은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물론 현대에 와서 남녀평등 의식이 자리 잡으면서 이런 특성이 많이 희석되고 변형되긴 했지만, 인간의 본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질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결국, 이를 통해 여성의 심리와 그 실마리를 파헤칠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길어질 듯하니, 기회가 되면 다른 연재로 설명하겠다.



[다음 회에 계속]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6283906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9085447



이전 02화 대표님, 식사 같이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