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모으기 (Collecting)
안녕하세요,
8UMMER GARDEN을 가꾸고 있는 조혜린입니다.
열네 살 즈음에 인생은 광장 같은 거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광장에 어떤 걸 들일지 결정하는 건 각자의 몫이라구요.
만약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광장은 나에게 도움되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찰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죠.
높은 건물을 짓는 것보단
넓고 풍요로운 정원을 가꾸는 일이 더 멋있어 보이기도 했구요.
맞아요, 쓰고 보니 역시 정원이 좋겠어요.
8UMMER는 제가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를 일깨우는 말이에요.
저를 포함한 삼 남매는 어쩌다 보니 모두 8월,
여름 한가운데서 태어났거든요.
여름은 온통 생명력으로 가득해요.
짙어지는 녹음부터 매미 소리,
성가신 하루살이들,
달게 익어가는 과일까지
모든 게 다 생생하게 살아있어요.
저의 정원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영화 에세이로 찾아뵐 생각이에요.
다만 준비에 시간이 더 걸릴 듯하여,
간단한 리뷰들로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저의 정원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모으고 있는
씨앗들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보고 들은 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황망히 사라지는 건 두려운 일이에요.
하나하나 붙들어 깊이 신경쓰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괜한 완벽주의 성향이 불쑥 튀어나와
저의 정원을 더 가난하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부족하더라도
간단하고 빠르게 감상을 남기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록하고, 내려놓는 연습입니다.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