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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GARDEN Oct 31. 2023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2012) 요시노 겐자부로

씨앗 모으기 (Collecting)








Short Review

2023.10.26


INFO.

TITLE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AUTHOR  요시노 겐자부로

PUBLISHER  양철북(2012)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으로 이제 세상을 새롭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코페르가 주변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겪는 생각 그리고 감정을 따라가는 게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중간중간 외삼촌이 적은 인생의 길라잡이 같은 글들이 삽입되어 있다. 독자는 코페르의 경험과 외삼촌의 사유를 번갈아 가면 읽는다.


섬세한 풍경 묘사가 돋보인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풍경이 다정한 열다섯 남자애의 감정 선과 맞물려 부드럽게 번져나간다. 

왜 미야자키 하야오가 영감을 받았는지 알 것만 같다. 주제도 주제지만, 그의 그림체로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묘사들이다.










막히는 곳 없이 술술 읽히는, 맞는 말로 가득 찬 도덕책 같은 소설이다. 덧붙여진 작가의 후기를 보니 핵심 기획이 실제로 그랬던 모양이다.


군국주의 시대에 자유주의와 인본주의를 수호하여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자 했던 문인과 출판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일본 소국민 문고' (총 16권)의 마지막 책이라고 한다. (1937년 7월 출간)


기획 때부터 줄곧 윤리 주제를 담고자 했는데, 도덕책처럼 설교만 하면 청소년들이 읽기 어려울 듯하여 논의 끝에 지금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처음부터 문학 작품을 생각했다면 다른 방식으로 썼을 것 같다고.









책에서 철학 공부하는 친구 형을 두고 빈정거리는 내용이 한 줄 나오는데, 작가 본인이 당시 철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매우 유쾌. 이런 거 좋아한다. 그 뒤에 곧바로 소설가도 까인다. 나의 낄낄 버튼.


취향이 이러하다 보니 숭고한 기획 의도가 한 번씩 빛을 못 보긴 했다. '음, 이제 여기서 주인공이 생각을 삐끗하면 나쓰메 소세키 ⟪마음⟫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사는 건가' 하고 남몰래 흥미진진한 마음을 가졌다는 고해성사.


아무튼. 읽고 보니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건지 다 알려줬잖아. 그러니까 이제⟫가 생략된 제목이었다.









미즈타니의 형은 네 사람이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아 불편했다. 게다가 양복을 입고 있어서 기타미가 미즈타니에게, “너희 형은 회사 다녀?”하고 물어보았는데 아직 대학생이며 철학과에 다닌다고 했다. 철학을 공부하다 보면 중학생들과 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나 보다.
_ page. 142 - 143


두 번째로 후배들이 날이 갈수록 건방져져서 선배를 존경하는 전통이 사라졌다고 한다. 세 번째로 소설을 읽거나, 연극을 보거나, 영화에 빠지는 학생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개교 때부터 학교가 자랑스럽게 여겨 온 정직하고 강인한 기풍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_ page. 145 - 146






TMI TIME


지인 덕분에 미야자키 하야오 신작을 보기 전에 미리 읽게 된 책. 원작의 개념은 아닙니다. 주인공 마히토가 극중에서 읽는 책이 요것. 재관람하러 가기 전에 브런치에 정리정돈.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개인의 역사와 작품사를 가지고 영화를 해석하는 것도 재밌지만(그리고 적합하지만), 재관람 후에는 작품 안에서만 독해를 해볼까 합니다. 세계관 설정과 이야기 전개의 비어 있는 구멍들이 여실히 드러날 테니, 그 또한 재밌는 작업일 듯해요.

제가 맨 처음으로 본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은 ⟨미래소년 코난⟩이었어요. 6-7세쯤 받은 조기 교육. 아직도 주제곡을 다 외웁니다.

아, 참고로 별 다섯 개는 확고부동 취향의 영역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마이 좋아해...★













Fin.


* 인스타(@12_8ummer)에서는 자질구레한 일상과 인용구, 그리고 주접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출처: 네이버 도서,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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