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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GARDEN Oct 29. 202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3) 미야자키 하야오

씨앗 모으기 (Collecting)










Short Review

2023. 10. 27


INFO.

TITLE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DIRECTOR 미야자키 하야오

RELEASE 2023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었음에도

영화는 그 세계관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는다.

뿌려놓은 요소들을 설명하거나

이야기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일견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다.




손발을 다 써서 급하게 계단을 올라가는 마히토.

유바바 밑에서 일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할머니들이 와글와글 모여 가방을 구경하는 모습.

'터부'를 어기고 산실에 들어간 마히토를

내쫓으려는 종이들.




잘 구워진 빵에 도톰하게 올라가는 버터와 딸기잼.

자신을 죽여달라며 저주를 말하는 펠리컨과

활을 무기 삼는 주인공.

허공에 떠 있는 커다란 돌.

그렇다. 이 풍경화의 정체성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초상에 가깝다.



영화 전반에 걸쳐 미야자키 하야오는 본인의 이전

작품들을 이 세계관에 녹여내는 작업에 몰두한다.

위태로운 돌탑을 쌓는 데에 열정을 다하는

작중 큰할아버지처럼 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전 작품들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종합 선물 세트가 반갑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는 돌탑 안에서 영영 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작품을 감독 자신의 작품 활동에 대한 반추 혹은

반전 영화(특히 제국주의와 신제국주의)라는

두 관점 중 어느 방향으로 접근하더라도

핵심은 동일하다.



당신은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삶을 끔찍하게 만드는 것들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도, 모든 건 언제나 거기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발걸음을 돌아보고 세계로 돌아온 감독이 묻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이냐고.






Fin.


* 인스타(@12_8ummer)에서는 자질구레한 일상과 인용구, 그리고 주접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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