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라보는 바다에 우뚝 서 있는 표지등은 선박의 항해에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광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바다와 하늘을 잇는 역할로서 살아내고 싶다는 생각, 예수님의 십자가를 연상하는 생각, 밤새 외롭게 자리를 지켰을 대상에 대한 생각 등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처음부터 사랑에 빠진 건 아니었다. 집에서 출발해서 1시간 정도 걸으면, 대상이 있는 바닷가에 도착한다. 말했다시피 갈수록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병을 안고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힘겨운 걸음 끝에 만나는 광경에 애틋함을 느낀다.
광경을 바라보며 매일 새로운 아름다움과 기쁨을 누리는 건 내 인생에 찾아온 천사에게 배운 것이다(지난 글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참조). 40년을 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누렸을 어르신의 기쁨을 이제야 비로소 누리며 글로 남긴다. 내게 찾아온 질병의 어둠이 기쁨을 막지 못했다. 오전 6시 일출이 시작되기 전 여명이 시작되는 시간, 벤치에 앉아서 해가 떠오르길 기다린다. 등대의 마음에 연결된다. 홀로 외로이 밝혔던 어둠이 끝나간다. 이제 어둠이 역전되어 빛이 온 세상을 감싸 안을 것이다. 매일 달라지는 감동이 몸에 쌓여간다. 살아있음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한 사람이라도 내 글에 감응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면 이 글을 계속할 이유가 된다. 매력적으로 읽히는 글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실망하고 포기하진 않겠다. 글로 내 감정이 100%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조금이라도 당신의 삶에 닿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내가 40년을 자리를 지키신 어르신을 보고 배운 것처럼 당신이 감응할 수만 있다면, 계속 저 표지등처럼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