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학생을 다루는 기술(4)

가정과의 연계 지도 측면에서

by 곽예지나

여덟째, 가정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문제 학생을 발견했을 때부터 교사의 마음속에 ‘적절한 시기’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어느 정도 시점에 가정에 연락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연락을 할까 말까를 두고 망설이는 일은 거의 없다. 가정에 연락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면 애초에 문제 학생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문제 행동의 강도가 세고, 빈도가 잦아 수업에 크게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개학 후 1주일 안에 곧바로 연락을 드린다. 그 외의 경우라면 학생을 심도 있게 관찰하며 정보를 충분히 수집한 뒤, 개학 후 1달 정도 후에 상담을 진행한다.


학부모님과 첫 상담을 할 때, 이야기의 첫머리는 반드시 교사가 관찰한 학생의 장점과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시작해야 한다. 문제 학생이라도 장점은 존재하고, 학교에 있는 시간 내내 문제 행동만 하다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가 이 학생을 학급의 방해꾼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구성원으로 여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학생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여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진심이 전해질 때, 학부모님 역시 마음의 문을 닫지 않고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교사가 학부모와 상담을 하는 이유는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가정에서 단속하라는 말을 전하기 위함이 아니다. 학교 안에서 교육과 지도의 주체는 교사다. 그동안의 관찰을 토대로,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문제 행동이 있었고, 이것이 학급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담임교사가 교육의 전문가라는 믿음을 주어야 학부모 역시 신뢰를 갖고 교사의 지도에 따를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 학생의 지도와 관련하여 학부모님의 역할은 무엇일까?


하나, 부모가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있음을 자녀에게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어떤 방식이든지 교사의 지도에 학부모도 적극 따를 것임을 알린다. 학생이 교사의 권위를 인정했을 때 지도에 순응도 할 수 있고, 그래야 문제 행동 교정이 가능해진다. 또한 학교 생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선생님과 항상 공유하고 있다는 것과,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하여 선생님과 부모 모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자주 상기시킨다.


둘, 자녀의 문제 행동을 마주했을 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반드시 마음속으로만 간직해야 한다. 행여나 자녀에게

“그 순간 네가 속상해서 선생님께 날카로운 말이 나갈 수도 있었을 것 같아.”

“네가 친구를 때린 건 잘못이지만 그 친구가 너를 화나게 했으니까 그 애도 잘못은 있는 거야.”

“어제 늦게 자서 피곤했으니까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잘 수도 있는 거지.”


와 같이,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변호하거나 합리화시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대처이다. 이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적당한 이유가 있다면 문제 행동을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학습하게 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 대신 변명과 거짓말을 일삼는 패턴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학생이 바른 모습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게 된다.


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자녀를 가장 잘 지켜주는 방법은, 자녀가 그 어떤 고난이나 괴로움도 겪지 않도록 모든 것을 막아주는 것이 아니다. 훌륭하게 성장하여 독립할 수 있도록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의 문제 행동을 직시하고, 같은 행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단호하게 훈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쓰는 내내 가장 염려가 되었던 것이 있다. 혹시나 학부모님께서 내가 제시한 몇 가지 사례만을 보고, 자녀를 지도하는 담임교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지는 않을지,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께서 ‘이런 방식은 실제 현장에서는 불가능하다.’라고 한계를 느끼시지는 않을지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내가 프롤로그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이것은 정답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누적된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이렇게 방법을 기술하는 나 역시 학생들과의 관계 앞에서 가장 효과적인 길을 찾기 위해 늘 고민하고 흔들린다.


그 어느 영역보다 문제 행동을 다루는 부분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학급 경영 방법이 현재의 상황에 ‘더하기’를 하는 것이라면, 문제 행동 지도는 모든 것이 정말 완벽하게 잘 이루어졌을 때에야 겨우 현상 유지이고, 하나라도 잘못 어긋나면 곧바로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나의 문제 행동 지도 방법이 모범 답안이나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의 방향은 알려주는 나침반 정도는 될 수 있길 바란다. 문제 행동을 어떻게 지도할지 고민하는 교사의 흔들림마저 사실은 교육의 깊은 일부가 아닐까 생각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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