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절대 없어

지금은 쓰지 않는 학급 경영 기술들

by 곽예지나

이번 글에서는 과거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 학급 경영 기술들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어떤 종류와 장점이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한 학급 경영 기술들은 완벽하거나 완전하지 않으며, 교사와 사회적 분위기 또는 학생들의 성장과 변화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앞서서 서술한 학급 경영들을 10년 후에도 똑같이 하고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일인 일역

평화 수호단에 대하여 설명한 글(https://brunch.co.kr/@900dcfa14b0848a/110)에서 대부분의 자세한 이야기를 썼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반 학생 수에 맞춰서 억지로 여러 개의 역할을 늘리는 것에 한계가 느껴졌고, 성실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 간극이 커서 지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일인 일역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교실 청소의 시간이 따로 없지만, 하교 전 딱 3분만 미니 빗자루로 교실의 먼지를 쓰는 것으로 일상의 청소는 충분히 대체 가능하고, 한 달에 한 번 대청소를 통해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교사가 청소 과정과 결과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 지도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서 및 모둠 제도

시스템 학급 경영 연수를 받고 난 다음 2~3년 정도 부서 제도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자리를 모둠으로 구성하고, 모둠별로 반을 관리하는 부서를 하나씩 맡는 것이다. 학습부, 생활부, 독서부, 환경부 등의 부서를 조직하여 학급의 일을 나누었다. 자리를 바꿀 때마다 모둠의 이름을 새롭게 짓고, 모둠원들끼리 역할(이끔이, 기록이, 나눔이, 점검이 등)을 나누어 활동했다. 스티커 보상과 연계하여 한 달에 한 번씩 가장 많은 스티커를 모으는 모둠을 뽑아 상품을 주기도 했었다.


학교 생활의 의욕을 높이고, 교실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인 일역 제도를 없앤 것과 같은 이유이다. 아무리 일을 공평하게 나눈다고 하더라도 특정 부서의 몇 사람에게 일이 더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또, 개인의 희망이 아닌 모둠원의 의사를 따라가다 보면 때로는 원치 않은 부서를 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활동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둘째, 불성실한 학생과 모둠을 구성하게 되었을 때 주변 친구들의 스트레스가 심했다. 지각을 자주 하거나 숙제를 잘 해오지 않는 친구와 같은 모둠이 되었을 때는 스티커를 많이 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특정 학생과 같은 모둠으로 자리 배치가 되었을 때 ‘이번 달은 글렀구나.’ 하고 시작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당사자도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할 것은 아니면서 환대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느꼈다. 원래 모둠 경쟁의 취지는 다 함께 으쌰으쌰 힘을 합치는 분위기에서 모든 학생들의 참여도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한 명의 무임 승차자 때문에 나머지 학생들이 희생을 하는 구조와 이로 인한 모둠원들끼리의 갈등뿐이었다. 아직은 미성숙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대학생도 파탄 나고야 마는 조별 과제는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셋째, 자리 배치를 할 때 교사의 고민이 많았다. 특정한 한 명의 친구 때문에 모둠 활동이 힘들었다면, 최소한 1~2번의 자리를 교체할 때까지는 그 학생과 같은 모둠이 되지 않도록 조정을 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24명 정도의 학생 수 안에서 그 조합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자리 배치와 관련된 이야기는 https://brunch.co.kr/@900dcfa14b0848a/116 에서 좀 더 자세히 읽을 수 있다.


오전 및 오후 협의회

한 때 1교시 수업 전과 하교 전에 협의회를 했던 적이 있다. 전체 진행은 반장과 부서장이 맡고, 모둠장이 모둠원들을 관리하는 구조였다. 오전 협의회에서는 모둠원들의 과제 수행 여부를 확인하고, 하루를 활기차게 열 수 있는 구호를 외치거나 짤막한 명상을 진행했다. 오후 협의회에서는 그날의 활동을 모두 마치지 못한 학생들을 확인한 뒤, 교사가 간단히 종례를 하고 하교를 하는 방식이었다.

협의회의 장점은 학생들의 자치 경험을 늘리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분명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의회를 위해 별도의 시간이 고정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고, 학기 말로 갈수록 분위기가 해이해지거나 서로 장난을 치는 등 협의회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들이 발생했다. 결국 득 보다 실이 더 큰 활동으로 생각되어 운영을 중지하게 되었다.


현재 지각이나 과제 검사는 아침에 교사가 간단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단체 구호를 외치며 협력심을 기르는 형태의 분위기 고양은 담임교사인 내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현재 평화반에서는 활용하지 않고 있다.


아침 두 줄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지금 자신의 기분을 간단하게 두 줄 분량으로 적어서 제출하는 활동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세 가지는?’ ‘오늘 저녁으로 먹고 싶은 음식’과 같은 간단한 주제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글을 정리해 학급 홈페이지에 공유함으로써, 학부모님들이 곧바로 확인하실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기분을 글로 표현하면서 차분하게 아침을 열고, 교사가 학생들의 아침 컨디션을 파악하여 그날의 학급 활동에 참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 학부모님들께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활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않게 된 이유는 시간 부족 때문이다. 요즘 초등학교 등교 시간은 보통 8시 50분까지인데, 9시에 1교시 수업이 시작되다 보니 그날의 학습 활동을 준비해 놓고 아침 두 줄까지 쓰는 것이 너무 빠듯했다. 그리고 학급 홈페이지에 업로드를 하려면 모든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데, 반에서 한두 명의 친구들은 쓰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곤 했다. 날마다 제출을 독촉하는 과정에서 특정 학생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이 반복되면서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

현재는 아침 두 줄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주제 글쓰기를 통하여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고 있는 중이다. (참고 : https://brunch.co.kr/@900dcfa14b0848a/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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