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 학급 경영 기술(1)

마음 자석과 학급 온도계, 칭찬판, 주제 글쓰기

by 곽예지나

이번 글에서는 단독으로 주제를 잡아 글을 쓰기에는 살짝 부족하지만, 교실에서 운영하면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학급 경영 방법을 짧게 안내하고자 한다.

마음 자석과 학급 온도계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이들의 생활 모습에 따라서 교사의 심리 상태가 결정되곤 한다. 학생들이 바른 자세로 학습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감동을 주거나, 서로 협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면 나의 마음은 행복으로 벅차오른다. 반대로 전반적으로 산만하거나, 정해진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과한 상담으로 교사의 기력을 소진시켰을 때에는 마이너스 에너지가 생기게 된다. 우리 반에는 교사의 이런 심리적 에너지 레벨을 볼 수 있는 지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마음 자석>이다.

칠판 오른쪽 상단 구석에 붙어있는 마음자석은 7개가 기본값이지만, 총개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여기에서 하루에 추가로 몇 개가 붙거나 혹은 떨어지는지가 중요하다. 하루를 보내면서 선생님의 마음자석 7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날 학급 온도계를 1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마음자석이 1개 추가될 때마다 1도가 추가로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7개 있는 마음 자석에서 1개라도 떨어지게 될 경우, 그날은 학급 온도계를 올리지 않는다. 마음 자석이 지나치게 많이 떨어져서 7개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명상을 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다듬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다행히 올해는 명상을 할 정도로 마음 자석이 후드득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마음 자석은 ‘칭찬은 명확하게, 제재는 담백하게’ 하기 위한 교사의 장치다. 지금 이 순간 우리 반 덕분에 선생님이 행복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그것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마음 자석을 올리는 것이다. 반대로 반 전체적인 분위기가 뭔가 마음이 안 드는데, 거기에 대해서 반복하여 말하는 것이 서로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 같을 때에는 마음 자석을 떼어낸다. “지금 우리 반 소리 규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간단한 문장 하나를 덧붙여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떤 이유 때문에 마음 자석의 개수에 변동이 생기는지는 반드시 알려주어야 한다.


학급 온도계는 반 전체의 보상 도구이다. 1도부터 시작하여 총 100도까지의 온도를 차근차근 채워가며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정해진 보상을 받는다. 이때의 보상은 교사가 단독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토의 과정을 통하여 결정한다. 보상은 반드시 교실에서 실천 가능한 것으로 선택해야 하며, 보상의 크기에 따라서 낮은 보상은 아래 온도, 높은 보상은 100도에 가깝게 배치한다. 아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것은 체육 자유 시간, 쉬는 시간 늘리기, 과자 파티, 라면 파티, 영화 감상 등이다. 예전에는 10도마다 크고 작은 보상들을 배치했었는데, 너무 개수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올해는 20도마다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학급 온도계의 온도는 하루동안 선생님의 마음 자석이 7개로 유지 또는 그 이상의 개수가 되었거나, 수업 시간에 하는 크고 작은 게임 중 선생님과의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 우리 반 칭찬판을 꽉 채웠을 때 올리고 있다.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어느새 야금야금 올라가서 해당하는 보상을 받는 재미가 은근히 쏠쏠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칠판에 붙어있는 학급 온도계를 들여다보면서 앞으로 몇 도가 남았는지 계산하는 모습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칭찬판

우리 반에는 뒷 게시판 왼쪽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칭찬판이 있다. 믿음 열매와 관련된 글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 친구 칭찬판이다. 한 사람 당 2명의 친구까지 칭찬을 할 수 있고, 붙임 딱지에 칭찬 내용을 적어서 교사에게 가지고 오면 교사가 읽어본 뒤 통과를 시켜주거나 내용을 좀 더 덧붙여올 것을 요청한다. 통과가 된 경우 믿음 열매 관리자에게 한 장의 칭찬 당 믿음 열매 3개를 지급해 달라고 말한 뒤, 칭찬판의 해당 친구 자리에 붙이면 된다.

칭찬을 할 때는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인 내용 말고, 최근에 있었던 특정한 일화를 중심으로 할 수 있게 지도한다. 예를 들면 “너는 키가 커서 참 좋겠다.”로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 시간에 내 작품을 맨 위에 게시하는 데 도움을 줘서 고마워”라고 칭찬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칭찬을 하는 대상이 너무 몇 명으로 한정되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친구가 이미 칭찬 쪽지를 붙인 학생 말고 다른 친구를 찾아서 칭찬 쪽지를 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다만 올해 우리 반의 경우에는 칭찬판이 새로 바뀌자마자 모두 동시에 와다다다 써 붙이는 스타일이라서, 시간차를 두고 붙이지 않으니 한 명당 여러 명의 칭찬 쪽지가 붙게 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래서 여러 명의 중복은 허용해 주되 반드시 모든 친구에게 1개 이상의 칭찬 쪽지가 붙어야만 새로운 칭찬판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조금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


되도록 다양한 친구들을 관찰하고 좋은 점을 찾을 수 있도록, 교사가 별도의 칭찬 미션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칭찬 미션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앞 뒤 번호 친구 칭찬하기
- 줄 설 때 앞 뒤에 있는 친구 칭찬하기
- 같은 모둠 친구 칭찬하기
- 다른 성별 칭찬하기
- 한 번도 칭찬 안 한 친구 칭찬하기
- 오늘 나랑 같이 놀지 않은 칭찬하기
- 뽑기로 나온 친구 칭찬하기 등

칭찬판이 가득 찼을 경우 그 주의 반장이 칭찬 쪽지를 떼어내어 우리 반 칭찬기록서에 가지런히 정리하여 붙인다. 칭찬판이 새로 바뀔 때마다 학급 온도계 1도와 믿음 열매 1개를 지급하는 서비스는 덤이다.

주제 글쓰기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주제 글쓰기를 한다. 주제는 시기에 따라 교사가 적절한 내용을 선정한다. 글쓰기 분량은 현재 내가 가르치고 있는 5학년의 수준에서 5~6학년 용 공책 한 페이지 정도는 대부분 채울 수 있다. 보통 40분 정도 글쓰기를 하는데, 빨리 쓰는 학생들은 20분 내에도 한 편을 써내고 늦게 쓰는 학생들은 40분이 지나도 완성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40분 동안 정말 머리 싸매고 열심히 고민했는데 한쪽 분량을 다 채우지 못했으면 그냥 여백의 미를 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글쓰기와 원수 지게 만들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쓴 글은 교사가 일주일 동안 꼼꼼하게 읽어보고 색깔 볼펜을 이용하여 교정을 해 준다. 띄어쓰기나 맞춤법 등 간단한 교정에서, 문단 바꾸기, 특정 문장의 수정과 삭제, 문장의 순서 재배치 등의 다소 복잡하고 여러 번 생각해야 하는 교정까지 아낌없이 쫙 그어 표시해 준다. 이렇게 교정이 된 공책을 돌려주면 학생들은 어떤 부분이 수정되었는지 확인하고, 다른 공책에 깨끗하게 옮겨 적는다. 1년이 끝나면 학생들은 정선된 글이 모인 자신만의 문집 공책을 한 권씩 갖게 된다.


2학기의 후반에 접어들면 학생들이 스스로 퇴고할 수 있는 절차를 하나 더한다. 초안을 제출하기 전에 자신의 글을 읽은 뒤 빨간색 볼펜을 이용해 1차로 교정을 하는 것이다. 교사는 1차 교정이 된 글을 읽고 나서 파란색 볼펜을 이용해 2차 교정을 하고 학생들에게 돌려준다. 그전까지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고쳐준 글을 읽었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글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하여 글쓰기 과정에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다. 글은 일단 쓰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어떻게 고쳐 쓰느냐에 따라 그 완성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AI에게 글감을 던져주고, 특정한 방식으로 써달라고 요청하면 10초도 안 걸려서 한 편의 글이 뚝딱 완성되는 시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생들이 반드시 작문의 경험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똑같이 AI를 이용해서 기본 이상의 글을 써내는 시대가 될지라도, 자신의 반짝이는 개성을 접목시키거나 평범한 글들 속에서 보석과 같은 글을 발견해 내는 안목을 발휘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역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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