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야근의 기록

연여름의 <달빛수사>를 읽고

by 곽예지나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크게 고민하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달빛수사’라는 단어가 약간의 낭만에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서 만들어졌지만, 실제 이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야근’이라는 것이 나름 재미있는 포인트랄까?


이 책은 사이코메트리 능력자인 재은과 변호사 선우가 함께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재은이 가진 능력은 물건을 지닌 사람의 당시 기억과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 이 능력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아주 요긴한 역할을 한다. 물론 초능력만으로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품을 좀 팔아야 하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나름의 힘든 과정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긴 하지만, 아주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으로 서술하여 독자의 마음을 스산하게 하지는 않는다. 오래간만에 하루 만에 다 읽은 책이었는데, 그것만 봐도 이 책의 난이도와 후속 이야기의 호기심이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쉽다고 해서 안 좋은 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지나치게 사이코메트리 능력에만 기대어서 해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초능력 덕분이었다.’하면 그냥 다 말이 되어 버리니까. 이것은 독자 입장에서 약간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작가가 앞서서 사건 해결 과정을 촘촘히, 세밀하게 잘 접근했다는 뜻이기도 하니. 전반적으로는 만족하면서 읽은 소설이라고 총평을 할 수 있겠다.


매거진의 이전글무의식까지 검열받는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