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도' '술독 밑 블루스'
음악 듣는 중, 첫 귀에 쏙 빠지는 음악이 가끔 있다.
오래전 장사익 선생님의 '찔레꽃'이 그랬고, 최근 주영호의 '밥도'가 그랬다. 이종문 시에 멜로디를 붙여 만든 블루스, '밥도',
홍대 앞 20년 전통의 블루스 바 '샐리기타'에서 신촌블루스 보컬, 정서용 누나가 처음 알려줬다.
영호 씨 별명이 왜 '펭귄'인지 모르지만, 누나가 샐리로 오라고 하면 거의 그 자리에서 만났다. 몇 번 만나 가까워지니 날지 못하는 나와 어쩌면 같은 종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생 첫 공연이라 하기에 사진을 찍어 주기로 했다.
주영호는 앨범이 두 장이나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런데 1집에서 '밥도'는 퓨전국악그룹 '더튠'의 보컬, 만나기 힘든 검은 목소리 '농담'이 불렀다.
아들이 먼저 죽어 장례를 마치고 온 며느리에게 밥 달라고 투정 부리는 여든두 살 시어머니, 내가 노모를 모시고 살아서일까?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환자의 안타까움과 그걸 지켜보는 가족의 참담함이 블루지한 기타와 생황 반주에서 얹어져 마음을 흔들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더라. 한 번 들어 보시고 '주영호'를 기억해 두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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