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보내는 서른여덟 번째 편지

As always

by 한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민쌤은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나는 그런 정민쌤을 늘 응원해요!”





원장님께


처음 뵙던 날이 기억납니다. 집 앞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갔는데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해 주셨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입시 시절, 다른 과목들에 비해 수학은 유난히 자신있어 하던 과목이었습니다. 암기식으로 공부해도 원하는 등급이 나왔고 수학을 힘들어하는 이들을 잘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러지 못한 이들을 보면 답답함에 알려주고는 코칭과 티칭의 차이도 몰라 원장님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죠. 그럼에도 늘 따뜻하고 조곤한 말로 저를 다독여 주셨습니다.


처음으로 원장실에 들어가 제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때로는 마음속 상처를 꺼내며 울기도 했고 한때는 삶의 먹먹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저 묵묵히 들어주시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민쌤은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나는 그런 정민쌤을 늘 응원해요!”라고 해주셨던 말씀을 아직도 저는 잊지 못합니다.


학원을 잠시 그만두었던 시기, 보내주신 따뜻한 안부와 응원의 한마디들. 그 문자들은 캡처해 두고 힘들 때마다 꺼내 보곤 했습니다.


이제는 드물어진 술자리에서 원장님 이야기를 종종 꺼내곤 합니다. 이런 상사와 함께 일했다는 것은 제게 큰 자랑거리였거든요. 회사 최종 면접 자리에서 입사 제의를 받을 때도 면접관님이 자소서에 적은 한 줄 때문에 원장님과의 관계를 걱정하셨습니다. 원장님께 배운 것들이 단순히 수학을 가르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믿고 기다려 주는 태도였다는 점을 담았거든요.


두려움도 있습니다. 세상으로 나가 울타리 없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입니다. 둥지 안에 있다가 막 날갯짓 시작하는 어린 새의 기분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둥지를 떠나야 날개를 펼칠 수 있듯, 지금이 그때라는 심정으로 이겨내 보려 합니다. 그런 저의 새로운 도전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시는 원장님께 이 편지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나를 배워도 스승이라 했습니다. 점점 스승이 많아지는 나이이지만, 참스승은 드물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참스승들께 이렇게 두서없는 편지를 건네곤 합니다.

정말 감사했고, 깊이 존경했습니다.


원장님의 앞날에 제 기도를 더합니다.




한결 올림




p.s 꽃의 꽃말은 ‘사랑이 많은 그대에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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