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보다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분노는 사람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고, 한순간에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켜버리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분노를 다스리는 법’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늘 고민하고,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상대의 생각은 결코 나와 같을 수 없기에,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견해의 차이는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목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가슴속 답답함은 커져만 갑니다. 도무지 합의점을 찾을 수 없어서 그대로 일어나 자리를 피합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저 사람과는 이제 끝이다.”
마음의 분노를 일으킨 상대가 평생 다시 볼 사이가 아니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상대가 배우자나 가족, 직장 상사나 동료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사람과의 갈등은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전에 풀어야 합니다. 아예 연을 끊거나 퇴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런데 마음속에 불붙은 불꽃 같은 감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상대와의 관계 개선은 일단 미루더라도, 내 마음이 편하려면 마음속 불꽃의 크기를 줄여야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을 쓰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형식을 갖춘 글을 쓸 때, 단 한 번에 문장을 완성하기 어렵습니다. 머릿속으로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고 자연스러운 문장구조를 찾아 배열해 나갑니다. 이런 과정은 상당한 집중을 요하는 과정으로, 사람은 글을 쓰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듯 글쓰기는 분노로 일어난 마음속 불꽃의 크기를 줄이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이때의 글쓰기는 너무 가볍지 않은 주제인 것이 좋습니다. 감정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기만 하는 글쓰기는 이성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기획서를 쓴다던가, 최근 읽었던 책이나 기삿거리에 대한 소소한 생각을 적어본다던가, 연초에 세워두었던 새해 목표의 진행 상황을 점검해 본다던가. 글쓰기 주제는 5분만 생각해 봐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싸운 뒤 자리에 앉아 글을 쓴다는 게 쉽게 상상되지 않겠지만, 마음속에 일어난 불꽃이 커지면 자칫 자신을 집어삼켜 버릴 수 있기에 반드시 실천해 보길 권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 분노가 사그라들었다면, 이제는 논쟁이 되었던 상황을 글로 적어 보는 겁니다. 그러면 분명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논쟁이 그리 중요하지도, 그리고 상대의 의견에 큰 오류나 문제점이 있지도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상대를 용서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글쓰기는 분노라는 불꽃에 찬물을 끼얹어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던 자신을 조절하게 해 줍니다. 그러니 지금 마음속에 불꽃이 일어나려 한다면 앉아서 펜을 드십시오.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동안 당신 마음속 불꽃은 점점 사그라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