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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밤 Mar 04. 2024

일상의 긴장도를 낮추는 ‘날 것의 실천적 방법’

많은 사람 앞에 섰습니다. 입을 떼려니 벌써부터 울대가 떨려옵니다. 긴장감에 청각은 더욱 예민해져 사람들의 말소리와 소음이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느껴집니다. 말을 시작하자 목소리는 어김없이 떨렸고, 준비한 내용은 제대로 전하지 못합니다.

누구나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오감이 유독 예민한 사람이 이런 상황에 더욱 취약합니다.

간단한 예로, 귀에 이어폰을 낀 채로 말을 하면 목소리가 평소보다 훨씬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 상대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을 경우 평소보다 편안하게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오감이 예민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주변의 반응을 크게 받아들여 상황 자체에 대한 불안도가 높습니다.

과도한 긴장이 삶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면 이런 방법을 추천합니다. 바로, 오감을 의도적으로 무디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외부 자극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일상 중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긴장도가 높아질 때 집중의 대상을 전환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입니다.

큰 원탁 테이블에 앉아 여러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한 명씩 돌아가며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당신의 차례가 다가오자 오감은 극도로 예민해져 사람들의 말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고, 당신을 쳐다보는 시선 하나하나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이럴 땐 의식적으로 손에 집어 든 연필을 더욱 꼬옥 쥐거나, 양손을 맞잡아 깍지를 끼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을 주어서 말이죠. 이런 작은 행동 하나가 한계치를 넘어서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긴장도를 낮춰줍니다.

힘을 주어 집중의 대상을 전환하는 방법은 성대 근육을 느슨하게 풀어주어 목소리의 떨림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노래를 부르면 평소보다 높은음을 무리 없이 부를 수 있는 이유도 집중의 대상이 성대에서 팔 근육으로 옮겨가 성대의 긴장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긴장도를 낮추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부단한 ‘연습’입니다. 이는 누구나 아는 방법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에게 어떤 문건을 보고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봅니다. 늘 그렇듯 상사는 어렵고, 그 앞에서 무언가를 설명하는 일은 팍팍한 음식을 물 한 모금 없이 씹어 삼키듯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그래서 목소리는 떨리고 상사의 느닷없는 질문에는 긴장하여 머뭇거리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만약 상사에게 설명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30번 반복해 연습을 한다면 어떨까요?

말하기 연습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암기’가 바탕이 됩니다. 연습한 흐름대로 암기한 내용을 복기하며 말하는 방법은 집중의 대상을 ‘상황 자체’에서 ‘암기한 내용’으로 옮기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차례 반복한 연습은 막힘없는 설명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상사의 매서운 눈빛과 숨 막히는 분위기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려 긴장도를 낮추게 합니다.

사실 긴장을 잘하는 사람은 오감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기에,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언급한 방법은 일상의 긴장도가 불편함으로 느껴지는 분께 추천니다.

오늘도 긴장하는 자신을 스스로 질책하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내가 오감이 유독 뛰어나서 다른 사람이 놓치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으니까. 지금 느껴지는 긴장감을 최대한 즐겨보자.’

그렇습니다. 긴장을 하든 안 하든 당신은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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