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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밤 Jul 25. 2024

감정표현은 말과 행동의 합이다

딸에게 전하는 편지

'기쁘다’, ‘즐겁다’, ‘흡족하다’, ‘행복하다’, ‘황홀하다’, ‘유쾌하다’ 등등. 좋은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셀 수 없이 많아. 여기에 ‘약간’, ‘정말’, ‘너무’, ‘심각하게’ 등의 부사를 사용하면 그 정도까지 조절할 수 있지. 한글의 위대함이라고 할 수 있어.

그래서 때론 표정과 몸짓, 어투 등을 달리 하지 않고도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상대에게 자기감정을 전달할 수 있어.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다양한 감정표현이 존재하기 때문에 되려 비언어적 표현이 줄고 있다는 생각이 들진 않니?

외국 영화 속 배우의 과장된 말투와 행동이 인상 깊을 때가 있어. 그런데 가만 보면, 같은 단어에 배우의 표현이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지. 한정된 단어로 감정의 크기를 표현하려다 보니, 표정과 목소리 톤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거야. 때론 단조로운 대사에 뒤따르는 풍부한 비언어적 표현이 오히려 진솔해 보일 때가 있단다.


딸아, 감정을 표현할 때 그에 맞는 표정과 몸짓, 어투를 사용하고 있니?

아니면 내뱉는 말과 달리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고 있진 않니?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이 일치 하지 않을 때 상대는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껴. 슬퍼하는 상대에게 웃음기 띈 표정으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아무리 쓰는 단어가 따뜻함을 담고 있더라도 진심을 전할 수 없어.

모든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존재하지만, 삶에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서는 비언어적 표현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렴.

때론 감정이 사라진 인형처럼 살아가는 세상이야.
일은 일대로 하지만,
친구는 친구대로 만나지만,
연인과 일상적인 데이트를 하지만,
감정은 메마른 듯한 느낌.

그럴 땐, 말하고 있는 너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어투를 살펴보렴. 진심을 다하는 듯했던 네 삶은 어쩌면 수많은 단어 속에 감정을 숨긴 채, 제대로 된 표정을 짓지 못하고 있을 테니까.


딸아, 감정표현은 말과 행동의 합이란다.

수만 가지 단어를 조합해 세밀한 감정을 표현하고, 그에 맞는 표정을 짓고, 억양을 조절하는 거야. 그리고 위로의 말을 건넬 땐 상대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환희의 말을 전할 땐 양팔 벌려 상대를 안아주렴.

비언어적 표현이 말과 일치될 때, 너의 삶은 생동감이 넘쳐흐를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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