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5일 수요일, 광명 여성 비전센터에 시장님과 많은 수강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 년도에 진행했던 사업의 성과를 발표하고 2026년도 상반기 정규 교육의 시작을 알리는 뜻깊은 개강식 날이었다. 시장님은 축사에서 말했다. “나 혼자 행복한 도시가 아니라, 주변 사람이 함께 행복해야만 건강한 도시가 됩니다.”
광명시의 정책은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덴마크의 ‘행복 교육’ 철학을 정책 아이디어에 반영했다고 한다. 여성 비전센터, 인생 플러스 센터, 평생학습원은 각각 다른 목표를 가지고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오늘 모인 여성 비전센터는 자격증을 따서 취업과 창업을 돕고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사업을 한다.
인생 플러스 센터는 신중년을 위한 공간이다. 모델 수업 요가 또는 건강 증진 수업, 글쓰기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50세 이후, 인생 2막을 설계하도록 수업을 운영한다.
평생학습원은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배운다.’라는 기본 이념과 가치로 수많은 동아리 활동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좋은 강좌가 있으면 찾아가 들었지만,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각 기관의 목표가 특화되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 배움의 길에도 방향과 설계가 있었구나!
사전 공연- 마음을 두드린 선율
사전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율(律) 앙상블>은 광명 장애인 종합 복지관에 소속된 발달장애 연주자로 구성된 바이올린과 비올라 듀오 팀! 그들은 복지관이나 학교에서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연주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고 한다.
세 곡의 연주가 이어졌고 그중 우리에게 친숙한 <유머레스크>를 연주할 때, 수강생 모두는 함께 손뼉을 치면서 그들의 공연에 화답했다. 활이 현을 긋는 순간마다 맑고 단단한 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우리 마음속에 천천히 스며들었다.
서로 응원해 주고 공감하는 모습을 볼 때 목에서 뭔가 울컥하니 치밀어 올라왔고, 침침했던 내 눈이 한 꺼풀 벗겨진 듯 환해졌다.
세 곡을 마스터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했을까. 떨리는 마음을 얼마나 다잡았을까. 카메라를 내밀어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연주를 이어가는 의연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두 손을 힘주어 모았다.
그들 또한 이런 공연으로 힘듦을 이겨내고 재능을 기부하면서 함께 성장할 것이다. 그들의 연주는 누군가에게 내리는 한줄기 소낙비였고, 청중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조용히 선율 속으로 빠져들었다.
말자 할매, 웃음으로 마음을 풀다
이어진 <말자 할매 김영희의 소통과 공감> 강연자가 무대에 오르자마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우리는 강연 전, <포스트잇에 각자의 고민을 적어와 붙이세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분 나름의 웃음 철학이 있겠지만 포스트잇에 쓰여 있는 고민거리를 하나씩 떼어 즉석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녀는 눈에 들어온 것을 발제로 우리의 마음을 덥혔다가 식혀주는 언어 마술사였다.
전문가도 아니고 정답을 말하진 않지만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비비고 볶으면 새로운 해결책이 흘러나왔다. 가끔 호통도 치고 응원의 말에 눈물도 흘렸지만, 그녀의 말에 모두 웃고 공감하고 소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체하면 몸까지 체하고 기운이 한없이 빠져들어 가늠할 수 조자 없는 저…어,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날들! 그런 날을 생각하니 오늘의 강연은 오래 묵은 체증을 내려보내는 해우소 같았다.
그날 강사님이 했던 말이 오래 남는다.
“사람은 모두 다르므로 모든 관계에서는 밀당이 필요해요. “부부 자식 직장 동료, 친구 손주까지도.”
“노후의 힘은 돈이에요. 돈은 자생할 기회를 주며 주머니가 채워지면 덜 지쳐요.”
“사춘기 자식을 둔 부모는 앞에서 끌지 말고, 뒤에서 가는 둥 마는 둥 그림자처럼 다가가 주세요.” 그녀의 말들이 웃음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내 안에 자리를 잡았다. 내 가족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해진다. 행복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또렷해졌다.
1998년 2월 4일 개관한 광명 여성 비전센터는 수많은 강좌를 열고 건강하고 행복한 여성이 살아가도록 뒷받침해 줬던 곳으로 인식되었다.
집 안에 안주인이 건강해야 가족 구성원이 건강하다. 그렇게 건강하고 행복한 여성이 배우고 도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곳이 여성 비전센터에 역할이지 않았을까.
그날 혼자, 친구들 또는 가족과 함께 온 수강생들은 건강한 웃음을 실컷 날려 보냈다. 사실 그날 강의는 말자 할매 뿐만 아니라 그곳에 모인 우리가 모두 서로의 감정을 받아주고 풀어내는 ‘감정의 해우소’가 되어 주었다.
모든 걱정은 붙들어 두고 아카데미 특강을 들으며, 한 시간 동안 실컷 웃었다. 돌아가는 수강생들이 무거운 짐과 가슴의 응어리를 툭툭 던져버리고 새 부대에 힐링 에너지를 가득 담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