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온건파 민족주의자 서상일의 합법운동론>
김성수가 전라도를 대표하는 온건파였다면, 경상도에는 대구의 유력가문인 달성 서씨의 서상일이 있었다. 서상일은 3.1운동 이후에 독립운동을 벌였고, 동아일보 대구지국장과 미곡상을 통한 경제활동, 교육운동 등을 활발하게 하였다. 해방 이후에는 제헌의회 헌법기초위원회 위원장, 이승만독재 반대운동, 조봉암과 진보당창당 추진 등의 정치활동을 전개하였다.
서상일은 1931년 <합법운동과 비합법운동에 관한 사견(미출간)>을 통해 신간회의 이론과 역량부족, 간디와 같은 지도자의 부재를 지적하며 “혁명과 비합법적 활동과 합법적 활동과의 관계는 혁명은 투쟁의 목표가 되고, 비합법적 활동은 급진이나 좌경이라 할 것이고, 합법적 활동은 완진이나 우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우경.완진..후퇴는 항상 그 좌경.급진.전진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며, 이 문건을 받아본 송진우, 백남수, 고원훈 등은 그 뜻이 넓고 높음을 칭송하였고 조만식은 탁견이라며 “생의 진로에 유일의 지침과 선거가 되겠나이다”라고 하였다.
'약소민족운동에 있어서도 계급적 상반한 이해가 민족적 상합(相合)한 이해를 초과치 아니한 범위와 한도에 있어서, 합법적 수단으로서 초계급 범민족적 국민운동의 압력적 무기를 가지고 비합법적 영역을 확대 발전시켜 가면서, 종주국 부르주아지의 전제지배로부터 정치적 자유를 보장할 국민의회의 관문에서 자치권을 획득치 않고 분리의 자유로 비약한 해방운동을 보지 못하였다.'
김일수, <서상일의 정치.경제.사상과 활동>, 1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