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연꽃 같은 술이 있더라

- 하얀 연꽃 위에 막걸리를 수놓다,'백련 생막걸리 snow'를 음주했다

by 주간일기

충청남도 당진엔 '신평'이라는 곳이 있다. 말 그대로 새로 생겨난 평야를 의미하며, 일조량이 좋은 바닷가의 비옥한 토양을 자랑하는 충남 당진의 유명한 곡창지대이다. 이곳엔 좋은 쌀로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술을 빚어온 양조장이 하나 존재하는데, 이 '신평'의 이름을 그대로 따 '신평 양조장'이라고 부른다.


1933년 화신양조장으로 시작하여 약 100년간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하였고, 풍요로운 곡창지대에서 자란 자연의 곡물들을 사용하여 그 맛이 그렇게 좋다고 한다. 수상경력만 보아도 '2009 청와대 만찬상 막걸리 선정', '2012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살균막걸리' 부문 대상 수상', '2014 대기업 사단장 백련 맑은술 만찬주 선정' 등 다양한 곳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 3대째 이어져온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막걸리의 맛이 이리 훌륭하다고 하니 어찌 내가 그냥 지나치겠는가. 그리하여 오늘 여러분들에게 이야기할 술은 바로 '신평 양조장'의 대표 막걸리 중 하나인 '백련 생막걸리 SNOW' 되시겠다. 과연 어떤 맛과 향을 보여줄지, 빠르게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하얀 연꽃 위에 막걸리를 수놓다, 백련 생막걸리 Snow

거의 모든 것이 하얗다. 예전에 만들어진 막걸리치고는 디자인이 상당히 괜찮다. 여러 가지 색을 사용하지 않고 검은색과 하얀색으로만 막걸리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때문인지 막걸리가 표현하려는 방향과 특징이 잘 드러나는 듯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Snow'. 너무나도 전통적이고 한국스러운 병의 표지에 갑자기 영단어가 등장하니 잘 어우러진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백련 생막걸리'는 '신평양조장'에서 백련잎을 첨가하여 만든 막걸리로서, 연꽃의 색은 여러 가지이나 '백련'이 우리나라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기에 흰색을 선택하게 되었다.


당진 곡창지대의 최고급 해나루 쌀을 이용하여 탄생하였기에 풍미가 뛰어나고, 'snow'라는 단어가 들어갔듯이 하얀 눈의 모습에 어울리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오미의 균형을 잘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이 좋은 쌀로 출시된 막걸리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6도, 가격은 2500원이다. 맛을 보기 전이지만 일단 가격면에선 상당히 괜찮다. 확실히 나온 지 시간이 좀 지난 막걸리들이 저렴한 값을 자랑하는 것 같다. 만 원 이상의 막걸리가 수두룩한 판에 이러한 가격은 언제나 두 손 벌려 환영이다.

잔에 따른 술은 이름답게 순백의 색을 자랑한다. 한눈에 보아도 부드러워 보이는 질감. 눈보다는 우유가 좀 더 생각이 나는 빛깔이다.


몇 번 흔들어 코를 가져다 대니 약간의 산미를 담은 곡물향이 흘러나온다. 향기가 그리 강한 편은 아니다. 잔으로부터 올라온 냄새는 은은하게 코를 감싸고, 향의 끝에선 미세한 달콤함과 함께 고소함이 겉돈다. 무난히 괜찮은 향이라고 생각된다.


한 모금 머금으면 약한 탄산, 거기에 약간의 산미와 진한 곡물의 풍미가 혀를 안아준다. 매끄럽게만 보이던 술은 꽤나 눅진한 식감을 선보이며, 예상보다 가볍지 않은 막걸리라고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고운 주감을 선사하는 친구이다. 산미가 있긴 하나 그리 강한 편은 아니고, 쌀과 밀 등 곡식의 맛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맛의 끝에서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 역시 강한 편은 아니며, 산뜻하게 들어와 깔끔하게 사라지는 막걸리다.


맛을 보니 얼핏 'snow'라는 단어가 왜 들어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미세한 단 맛과 약간의 산미, 그리고 곡물의 풍미가 부드럽게 입 안을 채워주는데, 이때 느껴지는 주감이 눈 밭의 함박눈을 생각나게 만든다.


목 넘김 후에는 큰 여운 없이 빠르게 사라지고, 결국 혀 끝에는 곡물의 담백함이 남아 맴돈다. 이 때문인지 맛의 피니시가 상당히 간결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잔을 반복하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이 확실히 전체적인 맛의 어우러짐이 좋은 술이다. 각각의 맛들 중 어느 하나 특별히 튀는 것 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으며, 서로의 맛을 조금씩 돋우는 역할을 하여 정갈한 균형미를 이루어낸다. 어떻게 보면 큰 특색 없는 무난한 맛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사이로 퍼지는 청량감과 곡물의 멋이 그러한 생각을 막아주고 있다.


누구나 큰 호불호 없이 마실 수 있는 막걸리라고 느껴진다. 균형이라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 대단한 특색을 이야기 하긴 힘들지만, 양부를 가리지 않고 음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커다란 장점이다. 부드러운 주감과 함께 퍼지는 곡물의 풍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만약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제육볶음, 두부 김치 등을 추천한다. 전이나 다른 막거릴 안주도 나쁘지 않겠지만 맛이 비교적 심심하여 조금은 간이 있는 음식이 좋을 것이다.


'백련 생막걸리 snow', 말 그대로 하얀 눈 같은 맛이었다. 너무 달지도, 너무 산미가 강하지도, 마신 후에 '와'하고 입을 벌리게 만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고개는 끄덕이게 만드는.


2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기에 관심이 간다면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판매처마다 약간씩 가격이 다르니 잘 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눈 내린 연꽃, '백련 생막걸리 snow'의 주간 평가는 3.3 / 5.0이다. 눈 밭 위의 발자국엔 언젠간 다시 눈이 쌓이기 마련이라.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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