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선택한 막걸리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대통령이 선택한 청와대 만찬주, '소백산 생막걸리'를 음주해 보았다.

by 주간일기

충북 제천시에는 이곳의 진산이라고 할 수 있는 '용두산'이 존재한다. 제천 사람이 아니면 이 산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냐만은, '용두산'은 예로부터 '지세는 가장 높지만 샘이 밑 없는 구멍에서 펑펑 솟아 나와 절로 못을 이룬다'라고 묘사되어 있는 곳이다. 즉 자연적으로 물이 굉장히 풍부한 장소라는 말이다.


이 풍부하고 좋은 물을 일찌감치 알아본 것인지 이곳엔 백 년도 더 된 양조장이 존재하는데, 그 양조장의 시작이 1918년이니 정확히 105년이라는 긴 역사가 흐른 셈이다. 맑은 물이 나오는 천혜의 환경에 빚어져 원료의 풍미가 그리 훌륭하다고 하니, 그런 자연에서 태어난 술은 도대체 어떤 맛을 지니고 있나 궁금하여 오늘은 이곳의 막걸리 한 병을 가져오게 되었다.


'소백산 생막걸리', 산과 물이 좋은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이 친구는 과연 어떤 향과 맛을 보여줄지. 빠르게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대통령이 선택한 청와대 만찬주, 소백산 생막걸리

내가 요즘 예스러운 막걸리를 많이 마시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에 그런 막걸리가 인기가 많은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소백산 생막걸리'역시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옛스럽다. 술의 색을 보지 못하도록 흰색 비닐로 가려진 것과, 전면부에 보이는 소백산 사진은 요즘 출시되는 막걸리와 비교하여 확실한 전 세대의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백산 위에 그려진 현수막엔 '청와대 만찬주로 유명한 대강막걸리'라고 쓰여 있는데, 이 역시 언제적 도안인지 감이 오질 않는다.


'소백산 생막걸리'는 '용두산조은술영농조합법인'에서 쌀 60%에 밀 40% 비율로 출시한 막걸리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도쯤 우연히 마셔본 후 그 맛에 반하여 청와대 만찬 자리에 늘 준비할 정도로 자주 찾았던 술이다.


쌀과 밀가루를 모두 사용한 옛날식 막걸리이며, 용두산 지하 150m 탄산 천연수로 빚은 전통의 명주이고, 드라이하지 않은 단 맛이 감돌아 계속 들이킬 수 있는 정겨운 매력을 선보인다고 한다.


대통령이 자주 찾을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이 술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6도, 가격은 2500원. 옛날식 막걸리답게 가격 역시 옛날식이다. 만원 대도 수두룩한 요즘 세상에 2500원 이면 누가 생각해도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잔에 따른 술은 우유보다 약간 누르스름한 색깔을 자랑한다. 색이 그리 옅지 않은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코를 가져다 대니 신기하게도 요구르트와 우유가 적당히 섞인 향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상큼하기도 하며 달콤하기도 한 것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알코올의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한 차례 냄새가 지나간 후에 끝을 우유향이 마무리짓는다. 옛날 막걸리에선 흔히 맡기 힘든 향이다.


궁금증과 함께 잔을 몇 번 흔든 뒤 한 모금 머금으면 약간의 단 맛과 산미를 품은 막걸리가 부드럽게 혀를 감싸준다. 주감이 굉장히 곱다. 탄산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혀에서부터 목구멍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알코올의 맛은 일체 나타나지 않는다.


입자감이나 텁텁함 없이 흘러 들어오는 단 맛이 꽤나 매력적이다. 각각의 맛들이 특별히 튀는 것 없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잔을 반복하여도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목 넘김 후에는 약간의 산미와 쌀의 풍미를 남기고 사라진다. 막걸리가 주는 여운은 다음 잔을 빠르게 들도록 만들고, 여운이 거의 끝나갈 때쯤에 고소함이 코에 감도는데, 이 또한 상당히 괜찮다.


요구르트와 우유, 막걸리가 섞인 듯한 맛을 지니고 있는 술이다. 요구르트 6, 우유 3, 막걸리 1 정도의 비율을 가졌고, 달콤한 막걸리가 특유의 풍미와 함께 입 안을 채우는 것이 어느 하나 불편하지 않아 크게 호불호가 없을 술이라고 생각된다.


적당한 무게에 비하여 입 안을 본연의 매력으로 풍부하게 수놓는 막걸리는 가격대비 확실히 뛰어나다고 여겨진다. 부드럽다 못해 고운 질감과 단 맛, 산미, 풍미까지 물 흐르듯이 연결되는 어울림은 최근 음주하였던 막걸리 중에 가장 큰 만족스러움을 가져다주었다.


눅진하고 무거운 막걸리는 아니기에 진한 풍미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권하기 힘들 수 있으나, 반대로 부드럽고 가볍게 흘러 들어와 모난 곳 없이 혀를 휘감아주는 달콤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한 번쯤 음주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요구르트와 우유를 섞은 맛이라고 하나 단 맛 역시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 다가오기에 너무 달콤한 술을 싫어하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 병을 다 비워도 다음 병을 잡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대통령이 왜 한 번 맛보고 청와대 만찬주로 계속해서 가지고 왔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이 술을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자극적인 막걸리 안주를 추천하고 싶다. 제육볶음, 닭발 등을 곁들였을 때 최고의 마무리가 되어줄 것이다.


'소백산 생막걸리' 최근 음주한 가격대비 가장 훌륭했고, 가장 조화로웠다. 어느 하나 지나치지 않는 상태에서 퍼지는 단 맛은 혀를 매혹시키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였다.


2500원이라는 돈은 최근 출시되는 술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하기에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구매하여 음주해 보길 바란다. 가격대비 참 좋은 술이다.


맑은 물로 탄생한 '소백산 생막걸리'의 주간 평가는 4.0/5.0이다. 온고지신이라, 옛것을 알아야 새것을 아는 법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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