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서 태어난 추억 속 막걸리

ㅡ 서천의 자연을 담고 태어나다, '종천 생 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by 주간일기

충청남도에는 충남 사람이 아니라면 잘 들어 보지 못한 서천이라는 지역이 존재한다. 비록 충청남도에서 계룡시 다음으로 면적이 작고, 도내에서 가장 작은 군이지만 좋은 땅과 좋은 물로 이루어져 있어 쌀을 재배하기에 제격이라고 한다.


이 서천에는 2대에 걸쳐 무려 50년을 이어온 주조장이 하나 있다. '종천주조', 현대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전통주의 깊은 맛을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멋진 장소이다. 한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주조장답게 이곳의 막걸리는 서천 사람들에겐 상당히 잘 알려져 있으며, 서천 내의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서천에서 막걸리를 음주한 사람은 하나 같이 다들 맛이 괜찮다고 평하는데, 특히나 한식과의 궁합이 정말 찰떡이라고 말한다. 그 소식을 듣게 된 내가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곧바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막걸리를 공수하였고, 그리하여 오늘 여러분에게 이야기할 술은 바로 서천을 대표하는 막걸리 '종천 생막걸리' 되시겠다.


서천의 자연을 담고 태어나다, 종천 생막걸리

지역 막걸리는 늘 마주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괜스레 예스럽다. 분명히 디자인만 보았을 때는 보통의 지역 술과 비교해선 조금 더 현대적임에도, 왠지 모르게 예스러운 감이 있다.


전면부를 보면 물이 좋은 지역을 표현하기 위해 파도를 묘사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 위의 하늘엔 '종천 생막걸리'라는 술의 이름이 쓰여 있는데, 하얀색 배경 덕분인지 상당히 눈에 잘 띈다. 이 정도면 지역 막걸리 중에선 상당히 깔끔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이다.


'종천 생막걸리'는 1972년부터 시작된 '종천주조'에서 100% 서천쌀과 좋은 물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막걸리로서, 명당지인 문수산과 고량산 사이에서 뽑아 올린 천연지하수를 가지고 탄생하였다.


저온숙성 방식으로 만들어져 영양이 풍부하고 감칠맛과 청량감이 일품이며, 트림과 숙취도 거의 없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서천에서 이름을 날리는 막걸리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6도, 가격은 2500원이다. 판매처마다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며, 기존에는 온라인 판매가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가능하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검색을 통하여 가격을 잘 비교한 후에 구매하면 될 듯하다.

잔에 따른 술의 색은 우유보다 약간 연한다. 위에는 두툼한 기포들이 떠 있는 것이 보이며, 확실히 끈적해 보이는 질감은 아니다.


코를 가져다 대니 간혹 가다 지역 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쿰쿰한 향기가 올라온다. 쌀과 약간의 우유향, 거기에 까끌한 느낌을 가지고 있고 달콤함이나 상큼함은 거의 다가오지 않는다. 향기가 상당히 예스럽다.


이어서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비교적 옅은 맛을 지닌 막걸리가 흘러 들어온다. 탄산이 있으나 그리 심한 편은 아니고, 질감이 상당히 부드럽다. 향과 다르게 맛에는 약간의 단 맛과 산미가 섞여있으며, 가격에 비하여 꽤나 괜찮은 감칠맛을 선보인다.


질감이 요구르트와 가까운 편이라 혀에서부터 목구멍까지의 과정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목 넘김 이후에는 쌀의 풍미와 약간의 달콤 상큼함을 혀에 남기고 사라지고, 이때 미세한 입자감이 혀에 느껴진다.


무게는 살짝 가벼운 편에, 입을 채우는 풍미가 썩 나쁘지 않다. 산미가 약간 튀어나와 있긴 하나 맛의 조화를 해칠 정도는 아니며, 약간의 탄산과 함께 다가오는 달큼한 맛은 평범하면서도 크게 호불호가 없는 지역막걸리의 멋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여러 번 잔을 반복할수록 느껴지는 것이 맛의 끝 부분에서 묘하게 포도가 떠오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포도보단 포도 껍질이 주는 산미가 생각나며, 확실히 맑은 물처럼 매끄러운 주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기본의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게 호불호 없이 즐길만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대단히 뛰어나고 깊은 풍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톡 쏘는 면과 맛을 이루고 있는 감칠맛이 뛰어나기에 노란 양은 잔에 따라 시끄럽게 음주하기 딱 좋다.


6도라는 보통 막걸리와 같은 도수를 가지고 있어 크게 취하는 것을 걱정할 이유가가 없을 것 같다가도, 나도 모르게 한 병을 다 비운 것을 보면 분위기에 따라 조심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주감이 부드러워 그런지 술이 꿀떡꿀떡 들어간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음식은 막걸리 안주 중에서도 전 류를 추천하고 싶다. 해물파전, 김치전 등과 함께 한다면 기분 좋은 시간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다.


'종천 생막걸리', 어떤 음식에 먹어도 크게 모나지 않을 것 같은 술이었다. 술을 중심으로 먹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곁들였을 때 더 좋은 맛을 선보이는 막걸리라고 생각된다.


2500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을 가지고 있기에 지역 막걸리, 예전 노란 주전자에 담겨 오던 그런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추억 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한 맛이다.


서천에서 태어난 '종천 생막걸리'의 주간 평가는 3.4 / 5.0이다. 평범함과 추억 사이 어딘가 쯤에 자리잡고 있는 술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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