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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Aug 13. 2023

오미자주가 궁금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첫 술

- 장수 오미자의 맛을 느끼는 순간, '장수오미자주'를 음주해보았다

다양한 곳에서 오미자를 생산하지만, 뛰어나다는 말도 모자라 전체 오미자 생산량 중 무려 22%를 차지하는 곳이 바로 전라북도 장수군이다. 해발고도 700M의 맑은 물과 깨끗한 자연, 거기에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는 장수군을 전국의 첫 번째 오미자 재배지로 만들어 주었으며, 이곳의 재배 환경 자체가 자생지와 같은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에, 기술의 투여가 적어 친환경 청정 오미자로 인정까지 받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상태로 자라난 오미자는 다양한 상품으로 탄생하는데, 오늘 내가 이야기할 것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물품들 중 하나인 '오미자주'이다. 장수의 알에프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지는 '장수 오미자주', 이 술이 얼마나 뛰어난 맛을 가지고 있냐고 단편적인 부분만 말해주자면, 2016년, 2017년, 2018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 술 과실주 부문에서 무려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였다.


항산하 효과가 뛰어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주며, 중국에서는 황제에게 진상했다고 말할 만큼 좋은 효력들을 여럿 지닌 오미자, 거기에 재래방식과는 다르게 깨끗이 정제된 주정을 브랜딩 하여 만드는 기술이 더해졌으니 이 술을 어찌 마시지 않고 배길까. 아름다운 빛깔과 다섯 가지의 맛을 가진 '장수오미자주', 그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겠다.

장수 오미자의 맛을 느끼는 순간, 장수오미자주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띄고 있다. 병도, 그 안의 술도. 선홍빛으로 매혹적인 분위기를 뽐내는가 싶다가도 '장수오미자주'라고 적힌 글씨체를 보면 아기자기하여 마음이 편안해진다. 발그스레 번져 있는 전면의 색깔은 꼭 부끄러움을 감추는 듯하며, 동시에 그대로 술까지 뻗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장수오미자주'는 '농업회사법인(주)알에프'에서 탄생한 과실주로서, 오미자를 착즙하고 발효한 뒤에 숙성한 오미자 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활성탄 여과로 깨끗하게 정제하고 블렌딩 하여 진한 오미자의 향을 느낄 수 있고, 오미자의 단 맛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와 알코올향을 덮어 주어 비교적 술이 약한 사람도 맛있게 즐기고 적당히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전면부를 살피면 오미자의 함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포함된 양이 무려 37.48%이다. 얼마 전에 음주하였던 오미자 막걸리의 오미자 함유량이 약 3% 정도에 불과한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 상당한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술의 용량은 360ML, 도수는 16.5도, 가격은 5200원 정도이다. 상당히 미묘한 가격이다. 비싼 듯, 납득이 가는 듯. 일반 소주에 비하면 3배 정도의 가격이다만, 오미자의 함유량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물론 더 정확한 것은 맛을 봐야 알 수 있는 것이겠지만.

잔에 따른 술은 참으로 매혹적인 색을 선보인다. 붉은빛을 머금은 채 술잔 안에서 돌아다니는 오미자주는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눈을 떼기가 어렵게 만든다.


눈으로 감상한 후 코를 가져다 대니 달콤한 오미자 향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서도, 오미자는 5가지의 맛을 가지고 있어 오미자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어떻게 제조하냐에 따라 그 향이 약간씩 틀려지는데, 장수 오미자주는 비교적 약초의 씁쓸한 향이 연하고 산미와 단 향이 어울려져셔 올라온다. 오미자청 같은 향만 봐서는 맛도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단 맛이 강조된 오미자가 부드럽게 혀를 안아준다. 달콤함과 약간의 씁쓸함, 산미, 코 끝을 스치는 알코올로 맛이 이루어져 있으며 소주와 비슷한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이 주는 향미는 꽤나 옅은 편이다.

다른 오미자 주에 비하여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고 느껴진다. 향과 같이 맛에 있어서도 약초가 주는 씁쓸한 향미는 다가오지 않고, 탄삼감 없이 적당히 혀를 잡아채는 부드러운 주감을 가지고 있기에 크게 호불호가 있을만한 술은 아니다. 


목넘김 이후에는 달짝지근함과 산미, 거기에 약간의 알코올향을 남겨놓고 사라진다. 향이 코에 맴돌 때 단순히 알코올만 느껴지는 것이 아닌 오미자의 향이 같이 느껴져 크게 거북하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16.5도면 절대 낮은 도수가 아님에도 역함이나 독함을 잘 다듬은 것 같다. 


어느 정도 스위트 레드와인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오미자로 만든 타닌감 없는 레드 와인' 같은 느낌. 전체적으로 크게 튀어나오는 것 없이 조화로운 맛을 지니고 있으니, 달콤한 과실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주해도 좋을법하다.


약간의 무게감을 가진채 입 안을 퍼지는 달콤한 풍미는 오미자의 향과 함께 스며들어 기분 좋은 음주를 선사해 주는 듯하다. 알코올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나, 체감 도수는 10도 정도나 될까. 흔히 마시는 과일소주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매화수'보다는 살짝 낮은, 기분 좋은 술기운을 돌게 만들 수 있는 도수 지니고 있다.


맛이 그렇게 다채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양한 맛과 다양한 향을 선보이기보다는 오미자의 달콤함과 산미 거기에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을 방향으로 잡은 듯 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사실 최근 음주했던 오미자가 들어간 술들은 대부분이 '모두가 즐기긴 어렵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장수오미자주'에선 그런 문장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오미자주'의 입문 술로 가장 괜찮은 느낌이다.


만약 이 술을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로는 '닭발, 오도독뼈' 등을 추천하고 싶다. 살짝 매운 안주와 함께 했을 때 달콤하니 뜨거운 느낌을 지워주고, 어느새 취기를 오르게 만들 술이다.


'장수오미자주' 위에서 말해다 시피 처음 오미자주를 접할 때 딱 마시기 적당한 술이다. 약초의 씁쓸함을 살리기보다는 단 맛과 산미에 중점을 두었고, 맛이 크게 모난 데가 없기에 큰 거부감 없이 음주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오미자주의 가격이 판매처마다 꽤나 상이하다. 약 1000원 정도의 차이까지 나니, 어디서 구매할지 잘 살펴본 후에 선택하길 바란다.


오미자의 맛을 느끼는 순간, '장수오미자주'의 주간 평가는 3.5이다. 언제 취할지 모르게 만드는 매혹적인 오미자는 역시나 큰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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