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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Sep 13. 2023

꽈추형과의 콜라보로 탄생한 석류소주

우리 사이의 로맨틱한 하루를 위해, '긴밤을 지나'를 음주해보았다.

얼마 전 편의점을 방문한 나는 주류매대에서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다름 아닌 몇몇 술에 대한 할인 때문이었는데, 그 할인폭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어마무시하였다. 10,20,30도 아닌 당시의 할인율은 무려 50% 이상, 15000원으로 가격이 측정되어 있던 술이 57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간 수많은 술을 구매하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진귀한 장면이었다. 인기가 없어서 재고팔이를 하는가 싶기도 했지만, 술의 면면을 보면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들이 있었기에 또 그러한 이유는 아닌 듯하였고, 절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이야기할 술들이 많기에 구매를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그것도 잠시, 어떻게 이 가격을 그냥 지나치겠는가. 결국 편의점을 나서는 내 손엔 술 한 병이 들린 채였으며,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긴밤을 지나' 꽤나 낭만적인 이름을 지닌 술의 맛과 향은 어떨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우리 사이의 로맨틱한 하루를 위해, 긴밤을 지나

꽤나 앙증맞게 생긴 병이다. 두 개의 하트 심벌이 술병 디자인의 포인트처럼 보이는데, 왠지 모르게 꼭 입을 맞추고 있는 두 사람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긴밤을 지나'라는 금색 이름은 하트를 배경으로 그 위에 쓰여 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는 술의 명칭답게 확실히 로맨틱하다. 


'긴밤을 지나'는 'CU'와 '우리술상회' 그리고 '꽈추형'으로 잘 알려진 '홍성우 원장'이 콜라보하여 탄생한 술로서, 깔끔한 맛과 부드러움이 특징인 청주를 베이스로 향긋하고 매력적인 석류향을 더한 전통주이다.


취향에 따라 스트레이트, 온더락, 하이볼로 가볍게 음주하여도 좋으며, 높은 도수의 술과 달리 가볍게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 어여쁜 술의 용량은 360ML, 도수는 12도, 가격은 CU 기준 15000원이다. 사실 기존의 병 당 값은 싸다고 말하기 힘들었기에 고민을 꽤나 하고 있는 상태였으나, 갑작스럽게 시행된 엄청난 할인에 참을 수 없어 들 수밖에 없었다.

잔에 따른 술은 옅은 진홍색을 선보인다. 석류를 몇 방울 떨어뜨린 것 같은 빛깔이 '긴밤을 지나'라는 이름에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코를 가져다 대니 달콤한 석류향이 은은하게 잔을 타고 올라온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석류가 들어간 과일소주와 굉장히 흡사한 향이다. 석류가 먼저 들어와 약간의 달콤함을 흩뿌리고, 그 뒤로 알코올향이 따라 들어오는 듯하다. 그 비율은 7:3 정도, 딱 도수만큼의 알코올향이 느껴진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석류의 단 맛이 혀를 휘감아준다. 외외로 향에서 느껴지는 알코올보다 혀에서 맴도는 알코올이 더 연하게 다가온다. 향에선 알코올이 그대로 나타났다면 맛에선 7도 정도. 이전에 마셨던 석류소주와 비슷한 느낌의 도수이다. 단 맛과 조금의 산미, 거기에 알코올로 맛이 이루어져 있으며, 상당히 매끄럽고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간다. 

과일 소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괜찮게 음주할 수 있을 술이라고 여겨진다. 목넘김 후에는 과실의 감미와 향을 잠깐 남겼다가 사라지고, 길지 않은 여운에 깔끔함을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끈적이지 않는 달콤함도 꽤나 매력적이었다.


가벼운 무게에 간편히 즐기기 좋은 풍미를 가진 친구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맛과 향 자체가 기존에 판매되던 '석류소주'와 굉장히 흡사하다. 때문에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 단점이라고 하면 당연히 가격일 테고, 장점이라고 하면 그 외의 모든 것들이 되겠다. 가볍고 깔끔하며, 도수가 더 높음에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알코올의 느낌, 비교적 진한 석류의 향과 맛 등 원래의 상품에서 좀 더 고급화된 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술을 마실 때 그냥 마시기보다는 하이볼로 마시는 것을 좀 더 추천하고 싶다. 애초에 술의 목적이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러한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얼음과 토닉을 섞어 하이볼로 맛본다면 더욱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과일소주였다. 딱히 흠을 잡을 것이 없다. 나쁘지 않았지만 마시면서 생각해 보면 가격은 비싼 감이 있는 것 같기도.. 석류의 달콤한 향과 맛을 중심으로 혀와 코에서 느껴지는 향미의 과정이 이루어져 있으니, 자신이 달달한 술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긴밤을 지나' 비싸진 만큼 장점이 늘어난 석류소주였다. 간단히 음주하기 딱 좋은 술로서, 친구들과 음주해도 나쁘지 않겠지만 연인과 함께 했을 때 더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참고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배송비 때문인지 1000원이 더 비싸니 웬만하면 CU에 방문해서 사는 것을 권한다. 할인이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


석류의 감미가 매력적인 '긴 밤을 지나'의 주간 평가는 3.0 / 5.0이다. 조금 더 석류의 맛이 진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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