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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Sep 20. 2023

이천 원으로 느끼는 부드럽고 달콤한 막걸리

-우리 쌀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풍미, '국순당 쌀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들어본 양조장이 있다. 이제는 커져도 너무 커져서 양조장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로 다양한 막걸리의 맛을 선사하는 중인 그곳. 바로 '국순당'이다.


백세주, 예담, 명작 복분자, 대박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등 '국순당'은 단순히 막걸리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탁주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술들을 출시하고 있다. 수시로 전통주를 마시는 나로선 가끔 상상도 못 한 곳에서 그 이름을 마주하게 되는데, 워낙 다채로운 곳에서 발견하다 보니 그때마다 참 대단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국순당의 이 다양한 주류들 중 하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국순당 쌀막걸리' 누가 봐도 국순당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름을 가진 친구이다. 편의점, 마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 막걸리의 맛과 향은 어떨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우리 쌀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풍미, 국순당 쌀막걸리

국순당은 확실히 외관에서부터 자신만의 특징이 있는 듯하다. 병 전체를 두르고 비닐은 전통적인 색깔을 통해 한지와 같은 느낌을 가져다주며, 막걸리에 대한 여러 가지 말보다는 중심이 되는 문장을 적어 한 마디로 막걸리를 표현하였다.


2007년 제품 출시 당시의 디자인인과는 사뭇 달라진 상태인데, 빛에 의해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페트병 자체를 감싸는 라벨을 사용하고, 환경과 제품의 품질을 고려하여 친환경으로 제작한 것이 그 이유이다.


'국순당 쌀막걸리'는 '국순당'에서 세 번의 발효로 부드러운 풍미를 더하여 탄생한 막걸리로서, 곱게 갈아낸 쌀과 직접 키운 누룩과 효모로 만들어졌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 아스파탐이나 합성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으며, '생쌀발효법'을 사용하여 영양소 파괴가 적고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 탁주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5.8도, 가격은 2200원. 일단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는 값이다. 대부분 막걸리가 만원 근처에서 노는 지금, 220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가격대에서 무아스파탐 막걸리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잔에 따른 술은 약간의 기포와 함께 우윳빛깔을 뽐낸다. 한눈에 보기에도 부드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비교적 짙어 보이는 색이다.


코를 가져다 대니 누룩의 구수한 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조금의 달콤함과 우유 냄새를 포함하고 있고, 상큼함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5.8도라는 도수답게 알코올은 모습을 일절 비추지 않았다.


예상보다 단 향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 편이었다. 곡물의 구수함을 필두로 하여 달콤함이 코를 간지럽히는데, 나에겐 꽤나 괜찮은 향으로 다가왔다.


잔을 몇 번 흔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포근한 막걸리가 혀를 감싸 안는다. 약한 탄산이 있긴 하나 잘 느껴지지 않고, 꿀과 사과를 섞은 듯한 단 맛을 중심으로 맛이 이루어져 있다. 질감 자체가 부드러워 혀에서부터 목 넘김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향에 있어서는 구수함이 나타나서 맛 역시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혀 끝을 스치는데에서 그치는 듯하다.

목 넘김 이후에는 약간의 단 맛과 미량의 구수한 향을 남기고 사라진다. 여운이 긴 술은 아니며, 코와 혀 모두 알코올의 향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 누구나 편하게 음주할 수 있는 막걸리라고 생각된다.


적당한 바디감이 부드러운 풍미와 같이 입 안을 채워가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스파탐이 들어갔다고 하진 않았지만, 이제 보니 기타 과당이 들어가 요구르트와 막걸리의 사이를 마신 듯한 잔당감을 남기고, 추가로 더해진 이산화탄소 덕분인지 오묘한 청량감도 가지고 있었다. 


왠지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나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솔직히 나쁘다는 평을 내리기는 어렵다.


당연하게도 대단히 특별한 맛은 아니다. 그러나 달콤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불호 없이 좋아할 수 있을 향미를 지니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멋매는 뭐 하나 튀는 것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단 맛은 부드럽게 혀를 어루만지면서 빠져나간다. 묵직하면서 걸쭉한 막걸리를 마시고 싶은 사람보다는, 술맛도 적당히 느끼면서 감미로운 막걸리를 가볍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닭발, 오도독뼈' 등 약간은 매콤한 막걸리 안주를 추천한다. 술이 달고 부드럽다 보니 매콤한 음식과 함께 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국순당 쌀막걸리' 서민이라는 이름이 붙은 막걸리답게 저렴한 가격과, 대중성 있는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술이었다. 무거운 자리보단 가벼운 자리에서 한 잔씩 잔을 나누기 딱 좋아 보인다.


따로 찾아봐도 온라인에 판매처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편의점이나 마트를 방문해야 할 것처럼 보이며, 마트가 편의점보다 2~500원 정도 더 저렴하니 조금이라도 가격을 챙기려면 마트를 방문하길 바란다. 참고로 나는 편의점에서 구매하였다.


이제는 17살이 된 '국순당 쌀막걸리'의 주간 평가는 3.6 / 5.0이다. 고운 감미가 매력적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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