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일기 Sep 25. 2023

수수와 오미자의 독특한 만남, 강렬한 풍미

- 최고의 절정에 다다르다, '막시모40 파인'을 음주해보았다.

경상북도 예천이라는 청정지역에는 농민들이 정성스레 재배한 고품질의 작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양조장이 있다.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새로운 전통주를 개발하고, 주변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자신만 발전하는 것이 아닌 지역 상생을 도모하며, 현대인의 건강을 생각하여 착한 먹거리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이곳. 늘 즐거운 마음으로 술을 빚어나가는 '착한 농부'이다.


'착한 농부'의 술을 여러 가지 음주해 본 적이 있는데, 이곳은 확실히 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주류를 출시한다. 만월, 밀담, 아삭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탄생된 친구들은 훌륭한 향미를 뽐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은 그중 상당한 고도수를 자랑하는 술 한 병을 들고 왔다. '막시모40 파인' 스페인어로 최고, 최대, 절정이라는 '막시모'에서 유래되어 최고급 증류주를 선보이고 싶은 그들의 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는 증류주이다. 과연 어떠한 독특한 향미로 나를 놀라게 만들어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최고의 절정에 다다르다, 막시모40 파인

200ml의 용량답게 병은 굉장히 아담하다. 디자인 자체도 기존의 전통주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형태이며, 그 안으로 비치는 색 역시 마찬가지이다. 원료를 보면 그 누구보다 한국적으로 만들어진 술이지만, 외관은 전통주보단 위스키 쪽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전면부를 보면 유려한 글씨체로 적힌 술의 명칭과, 그 아래로 빽빽하게 쓰여 있는 제품설명란을 확인할 수 있는데, 띠지가 병 전체를 두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앞부분에만 위치하고 있어 쓸 곳이 없던 것처럼 보인다. 술병의 도안이나 디자인이 꼭 양주를 위해서 제작된 것만 같다.


'막시모40 파인'은 '착한농부'에서 출시한 증류주로서, 단수수를 증류하고 청정지역인 경북 예천에서 재배된 100% 국내산 최고급 오미자 추출액과 함께 오크통에서 1~3년 사이로 숙성되어 출시된 술이다.


오미자의 복합적인 과실 향미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지고 있어 한식은 물론 여러 종류의 음식과 곁들여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술의 용량은 200ML, 도수는 40도, 가격은 24000원. 100ml 당 12000원의 가격을 보유하였고, 이는 웬만한 엔트리급 위스키 이상의 값을 의미하고 있다. 지갑에 굉장히 여유가 넘치지 않는다면 편한 마음으로 구매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잔에 따른 술은 파인애플 같은 밝은 노란색을 선보인다. 겉모습만 봐선 약간 달콤해 보이는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일단은 마셔봐야 알 일이다.


코를 가져다 대니 꼭 추잉껌 같은 산뜻하면서도 새콤한 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입 안을 꼭 화하게 만들 것 같은 향, 40도라는 고도수를 가지고 있지만 알콜향은 잘 느껴지지 않고, 오미자의 향 중 달콤함과 상큼함을 중심으로 하여 향이 이루어져 있다.


코 끝에선 오크향이 슬쩍 스치며, 말 그대로 사탕이나 추잉껌에서 있을법한 개성이 느껴진다. 확실히 기존의 술에서 맡아보지 못한 독특한 향이다.


한 모금 먹어보면 약간의 자연적인 단 맛과 함께 씁쓸함이 혀를 사로잡는다. 향처럼 맛 역시 굉장히 특이하다. 혀에 닿는 순간엔 적당한 오미자의 달콤함이, 이어서 도수가 가진 씁쓸함이 다가오고, 그 쓴 맛은 혀와 목구멍에 작열감을 가져다주는데, 이 때 느껴지는 쓴 맛은 생각보다 강렬하게 맴돈다.

딱 첫 혀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과실의 단 맛은 나쁘지 않으나, 그 뒤에서 찾아오는 쓴 맛이 맛의 비중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바디감 자체는 살짝 가볍고, 술의 질감 자체도 부드러운 편이기에 목넘김까지 특별히 방해하는 듯한 느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입안을 채우는 특유의 고미는 사람에 따라 반드시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목넘김 이후에는 쓴 맛과 작열감, 그리고 풍선껌 같은 향을 코에 남겨놓고 사라진다. 다른 향미는 금방 사라지는 편이고, 그중 술이 가진 쌉싸름한 여운은 혀에 꽤 오래 머무른다. 씁쓸함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어려운 술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간 오미자주를 정말 여러 가지 형태라 많이 먹어 보았지만, 이러한 느낌의 오미자 증류주는 처음이다. 톡톡 튀는 과실의 향미와 고도수가 주는 뜨거움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향과 맛에서 느낄 수 있는 방향이 굉장히 색다르다. 오미자로 시작하여 럼으로 끝맺는 술로서, 새로운 전통주를 맛보는 나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오미자가 들어갔다는 것을 몰랐다면 이 술의 원료가 무엇인지 맞추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다. 그만큼 오미자를 기존이 방식과 다르게 나타내었기에, 만약 독특한 술, 새로운 술이 궁금한 사람은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씁쓸함의 비중이 조금만 더 낮았더라면 진입장벽이 낮았을 텐데, 이 점은 좀 아쉽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며 안주는 튀김류, 혹은 기름이 많은 중국요리를 추천하고 싶다. 특유의 뜨거운 작열감으로 기름기를 깔끔하게 씻어내려 줄 술이다.


'막시모40 파인' 확실한 특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술이었다. 오미자도 있고, 풍선껌도 있고, 럼도 있으며 과실도 존재한다. 부드럽고 달콤한 술을 선호하는 사람은 한 번 발을 멈추는 게 좋을 것이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2000원, 약 10% 정도가 나니 잘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안 그래도 비싼 술인데 조금이라도 아껴 사야 하지 않겠는가.


독특한 풍미를 가진 '막시모40 파인'의 주간평가는 3.3 / 5.0 이다. 오미자와 수수의 조화는 새롭고, 신비로웠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력적인 곡물의 향미는 사람을 취기의 늪으로 빠뜨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