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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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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Nov 08. 2023

서민을 위한 가격 속 무던한 맛

- 전통에 젊음을 더하다, '불로썸 생막걸리'를 음주해 보았다.

오늘은 편의점에서 발견한 친구를 하나 들고 왔다. 나 같은 경우 자연스러운 이치로 편의점을 방문하면 주류 매대 쪽으로 발이 향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여지 없이 몸이 움직였고, 그곳에 도착하고 나니 새로운 술 한 병이 눈에 띄더라. 뭐 어쩌겠는가, 보였으면 집어야지.


'불로썸생막걸리', 이름만 들어선 어떤 맛일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꽃이 피다 라는 뜻의 'blossom'에서 따온 것인지, 혹은 또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아직 먹어보기 전이니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기는, 빠르게 마셔봐야지. 사족은 그만두고 과연 이 막걸리의 매력이 무엇일지 어서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전통에 젊음을 더하다, 불로썸 생막걸리

정말 간결하게 디자인된 병의 모습이다. 흔히 말하는 미사여구가 전혀 없는 상태로서, 그 흔한 술의 이름조차 전면부에 쓰여져 있지 않다. 띠지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SSUM'이라는 글자와 흰색 배경 뿐. 'Simple is Best'라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더욱이 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듯 하다.


참고로 '불로썸막걸리'의 디자인은 개편된 상태인데, 개인적으론 이전의 모습도 크게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이번 도안이 '미니멀리즘'이라면, 이전 도안은 '감성'에 가깝다. 혹여나 이전의 모습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대구탁주합동'홈페이지의 갤러리란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니, 한 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불로썸막걸리'는 '(주)대구불로탁주'가 국내산 쌀 100%를 이용하여 빚은 술로서, 낮은 도수에 풍미를 더해 젊은 감성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막걸리이다.


특유의 상쾌하고 부드러운 단 맛이 깔끔한 목넘김을 가져다 주며, 생효모가 살아 있는 특유의 감칠 맛은 상당히 기분 좋은 여운을 전해준다.


이 술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5.5도, 가격은 2000원 이다. 용량과 도수는 일반적인 막걸리들과 비슷한 듯 하고,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다. 5병을 사도 만 원 밖에 하지 않으니 얼마나 착한 값인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 가격에 1+1으로 파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잘 흔들어서 섞어 준 후 잔에 따른 상태이다. 우유보다 한층 밝은 색을 가진 빛깔을 보여주며, 한 눈에 보아도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가져다 줄 것 같은 느낌이다. 전형적인 맑은 막걸리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잔에 코를 가져다 대니 곡식의 향이 약간 싸한 형태로 올라온다. 전반적으로 고소한 냄새가 자리잡은 상태고, 밀이 가진 특유의 향기도 느낄 수 있다. 낮은 도수 답게 알콜의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과실의 향이 섞여서 나긴 하나 가볍게 곁도는 정도이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약간의 탄산과 함께 단 맛을 간직한 막걸리가 입 안에 스며든다. 확실히 술이 진한 편은 아니다. 밍밍한 단 맛이 먼저 느껴지고, 그 뒤로 산미가 차올라 감미가 있던 자리를 대신한다. 술 자체가 큰 무게감이 있다기 보다는 무난히 흘러와서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탁주로 보인다.

과실의 맛을 살짝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수박의 초록색 부분과 덜 익은 참외, 포도를 연상하게 만드는 맛매이다. 조금은 부조화스러운 감미와 산미가 혀에서 맴돌다 목구멍을 빠져나간다.


탄산이 약한 편이라 그런지 목넘김은 생각보다 부드럽다. 이후엔 새콤달콤한 산미와 적은 고유의 향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날라가는 것이 여운이 그리 긴 술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입 안에선 텁텁함이 미세하게 머문다.


대단한 맛을 지녔다고 하기 어려운, 저렴한 가격에 간단히 즐기기 좋은 막걸리이다. 산미와 조금의 단 맛을 지녔으며, 적당한 바디감에 살짝 가벼운 무게를 가지고 있다. 다만 여기서 느껴지는 산미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지나침과 적당함의 딱 경계 있는 상태이다. 포도가 주는 것 같은 이 산미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된다.


개인적으론 사이다와 섞어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막걸리였다. 오묘한 산미와 밍밍한 맛, 애매한 탄산이 아쉬웠던 술이기에 단 맛과 탄산이 증가하니 확실히 술마시는 재미가 더해진다. 만약 막걸리를 구매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맛에 미치지 못한다면 사이다와 함께 해보길 바란다. 


안주는 매콤하거나 짭짜름한 막걸리 안주를 권하고 싶다. 제육볶음, 낙지볶음 등 적당히 매콤한 음식과 함께 한다면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불로썸생막걸리', 무난한 맛에 간단히 음주하기 좋은 친구였다. 가격이 싼 만큼 접하기 쉬우니 친구들과 취하고 싶을 때 음주하면 좋을 듯 하다.


나는 CU에서 2000원에 구매했으나,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어디서 사냐에 따라 조금 더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에선 1800원, 어딘가의 마트에선 1+1 이렇게. 그러니 잘 살펴보고 판단하였으면 좋겠다.


가볍게 마시기 좋은 '불로썸생막걸리'의 주간평가는 2.8/5.0 이다. 무던한 매력을 가진 친구였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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