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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Nov 24. 2023

생각보다 가벼운 딸기의 무게

- 새콤달콤한 딸기가 톡톡 터진다,'편백숲 딸기 스파클링'을 음주해보았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싫어한다는 사람을 찾기 힘든 과일이 하나 있다. 바로 딸기, 크기도 작은 것이 새콤달콤하여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아 내 인생에서 아직까지 딸기를 꺼리는 사람은 보지 못한 듯하다. 나 역시도 따지자면 딸기를 좋아하는 편에 가깝다. 새빨간 색깔에 하나 두 개 집어 먹다 보면 정말 끊임없이 들어가 어느새 한 다라를 비워내더라. 그만큼 중독성 있는 과일이고, 매력이 철철 넘친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 것인지 딸기는 우유, 탕후루, 과자 등 셀 수 없이 수많은 제품을 낳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제품이 끝이 아니다. 주류에서도 아주 맹활약 중이다. 소주나 맥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그중 과일 막걸리, 특히나 딸기 막걸리는 아주 예전부터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편백숲 산소막걸리 딸기 스파클링', 이 종횡무진하는 과일이 들어간 막걸리 중 하나이자, 오늘 내가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준비한 술이다. 이전에 기분 좋게 음주하였던 '편백숲 산소막걸리'에서 '딸기 스파클링'만 추가된 모습이다. 이름만 들어도 달콤할 것 같은 막걸리는 과연 어떠한 향미를 보여줄지, 빠르게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새콤달콤한 딸기가 톡톡 터진다, 편백숲 딸기 스파클링

상당히 길어 보이는 병의 크기에 비하여 쓰인 디자인 자체는 꽤나 적은 편이다. '편백숲 딸기스파클링'이라는 글자와 그 사이로 보이는 편백숲 그림, 그곳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오로지 막걸리의 색깔이 채우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개인적으론 꽤 마음에 들었는데, 막걸리가 가진 색깔이 굉장히 압도적이다. 딸기를 그대로 녹여낸 듯한 빛깔은 과일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게 만든다.


'편백숲 산소막걸리 딸기 스파클링'은 '청산녹수'가 전남 장성산 쌀로 빚어 제대로 맛을 살린 막걸리로서, 15도 이하의 극저온에서 장기간 발효하여 부드러움과 색감, 바디감을 극대화하였다.


달콤 새콤한 딸기 풍미에 부드러운 천연 탄산이 더해져 누구나 편안하게 마시기 좋은 주류이며, 확실한 딸기 존재감을 느낄 수 있어 딸기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빠질 수 없는 술이라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940ML, 도수는 6.8도, 가격은 16,000원. 일반 막걸리에 비해서 용량이 상당하다. 도수도 살짝 높은 편이고, 가격은 용량에 걸맞게 상당히 비싸다. 어쩐지 지갑이 골골대며 일어날 생각을 못하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다. 분명히 내가 아는 막걸리는 서민을 위한 술이었지만, 이 시대엔 서민이 되기도 어려운 것 같다.


참고로 막걸리를 섞기 위해서 몇 번 흔들면 엄청난 탄산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손을 다 버리기 싫다면 섞고, 어느 정도 진정하기를 기다려준 후에 뚜껑을 열도록 하자.

잔에 따른 막걸리는 딸기 주스를 따라 놓은 것 같은 빛깔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딸기 막걸리의 색을 보면 색소를 쓴다고 하더라도 연하게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편백숲 딸기스파클링'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누가 이것만 보고서 술이라고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코를 가져다 대니 새콤달콤한 딸기향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보통의 막걸리보다 도수가 높다고 해봐야 결국 막걸리, 알코올의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딸기를 설탕에 조린 듯한 딸기청 같은 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향만 맡았음에도 혀에 침을 고이게 하는 것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달달한 딸기 과실의 맛이 혀를 안아준다. 뚜껑을 열 때의 탄산만 봐서는 탄산기가 굉장히 강하지 않을까 했으나, 딱 그냥 적당한 느낌으로 들어있다. 향이나 색깔에서 느껴지는 것보단 비교적 옅은 과실이 혀에 머물고,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간다.

개인적으론 조금 더 딸기의 느낌이 짙길 바랐지만, 이 정도의 과실 농도도 나쁘지 않다. 가볍게 들어와서 가볍게 넘기기 딱 좋은 상태이며, 분명히 감미료에서 나타나는 맛보단 딸기 과실 자체의 풍미가 입 안에서 퍼진다. 향과 마찬가지로 알코올의 맛은 전혀 없다시피 하고, 전체적인 향미는 딸기의 향과 단 맛, 조금의 산미와 탄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 넘김 후에는 단 맛과 딸기 향을 살짝 남겨놓고 사라진다. 여운이 그렇게 긴 술은 아니며, 확실히 주류가 아닌 음료수에 가깝다. 바디감도 가뿐한 편이기에 누구나 큰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일 막걸리를 음주하면 보통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무거운 바디감을 가진 채로 걸쭉하게 떨어지는 술이 있고, 가벼운 무게로 부드럽게 향미를 느끼며 마실 수 있는 술이 있다. 이 중 '편백숲 산소 막걸리 딸기 스파클링'은 후자에 해당한다. 혀에서부터 목 넘김까지 전혀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웠으며, 딸기로 시작했다가 딸기로 마무리된다. 주점에서 먹었던 과일막걸리가 떠오르는 맛이다. 


아쉬운 것은 맛있는 술임은 확실하나 큰 특별함을 느끼긴 어려웠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다른 딸기 막걸리에 비하여 좀 더 강한 임팩트를 기대하였는데, 그 정도의 느낌은 없었던 것 같다. 딱 탄산이 들어간 맛있는 가벼운 농도의 딸기 막걸리로 그친다. 딸기를 한 두 개 정도 더 넣었으면 어땠을까. 


만약 자신이 간단히 즐기기 위한 딸기 막걸리가 필요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안주는 닭발이나 오돌뼈 등의 매콤한 음식을 추천한다. 달고 부드러운 술이기에 같이 곁들이면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이다.


'편백숲 산소막걸리 딸기 스파클링', 애매한 느낌을 가진 술이었다. 향이나 색깔, 가격에서 주었던 기대가 컸던 탓인지 괜찮은 맛임에도 만족하긴 어려웠다.


온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판매처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가 있다. 나는 대충 확인하다가 1,000원 정도 비싸게 구매했으니, 여러분이라도 잘 살펴보고 조금 더 저렴하게 살 수 있길 바란다.


부드럽게 흘러들어오는 과실의 풍미를 가진 '편백숲 산소막걸리 딸기 스파클링'의 주간 평가는 3.5/5.0이다. 맛있는 과일 막걸리였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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