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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Nov 23. 2023

솔의 눈이 술로 탄생할 줄이야

- 소주와 솔의 눈이 어우러지다, '솔의 눈 하이볼'을 음주해보았다.

오늘 방문한 편의점에선 굉장히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주류 하나가 있었다. 원래 술보다는 굉장히 취향을 타는 음료수로 유명하였으나, 언제부터인가 이것을 하이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을 타더니 이제 와서는 아예 제품으로 출시된 듯하였다.


'솔의 눈 하이볼', 명칭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솔의 눈을 주원료로 하여 만들어진 하이볼이다. 분명히 내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불호에 가까웠던 음료수였던 것 같은데.. 어찌 이렇게 하이볼까지 탄생하게 되었는지. 솔의 눈 자체도 마신 지 오래되었지만, 이걸로 만들어진 하이볼을 마시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도저히 맛을 짐작할 수가 없는 이 친구는 과연 어떠한 향미를 보여줄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캔을 따보도록 하자.


소주와 솔의 눈이 어우러지다, 솔의 눈 하이볼

기존의 솔의 눈 음료와 거의 90% 정도 비슷해 보이는 디자인이다. 굳이 차이점을 따지자면 하이볼 그림이 하나 늘어난 것과 전체적인 색이 조금 더 연해졌다는 것 정도. '솔의 눈'이라고 쓰인 글자체도, '솔'글자 양쪽에 보이는 솔잎들도, 그 밑의 하이볼 그림을 감싸고 있는 잎사귀들도 모두 동일하다. 색이 연해진 이유는 아마 이 콜라보가 '처음처럼'과 진행되었다 보니 구색을 맞추려다 이리되었지 않았나 싶다.


'솔의 눈 하이볼'은 '롯데칠성음료'가 소주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처음처럼'과 시원함이 특징인 음료 '솔의 눈'을 어우러지게 만들어 탄생한 술로서, 최근 혼술과 하이볼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트렌드를 반영하여 출시되었다.


'솔의 눈'과 같은 스위스산 솔싹 추출물에 천연 라임향을 더해 산뜻함을 살렸으며, 부드러운 탄산이 아주 기분 좋은 목 넘김을 선사한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500ML, 알코올 도수는 6도, 가격은 3000원이다. 도수도 적당하고, 요즘 나오는 하이볼들을 생각하면 가격도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위스키가 아닌 소주를 원료로 하여 태어났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하여도 물가를 생각하면 절대 나쁜 가격이 아니다.

잔에 따른 술은 약간의 옅은 달빛을 띄고 있다. 미세한 기포들이 수면 위로 차례차례 얼굴을 비치며, 생각보다 고운 빛깔을 선보인다.


코를 가져다 대니 산뜻한 솔잎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라임, 시트러스 등의 냄새가 그 뒤를 따라오고, 소주와 섞었다고 하나 알코올의 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라임 향은 코의 끝에서 마무리를 짓는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무래도 이름답게 전반적으론 '솔의 눈 음료'향이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향이 생각 외로 꽤나 괜찮은 편이었다.


이어서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살짝 상큼한 하이볼이 혀를 휘감는다. 맛 역시 기대보다 만족스러웠다. 솔잎의 향에 토닉의 달콤함 거기에 약간의 산미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주를 넣었다곤 하나 도수에서 나타나듯이 알코올은 향과 마찬가지로 잘 느껴지지 않았다. 


'솔의 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였던 향과 달리, 맛에선 토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비중 중 달콤함이 강하게 다가왔고, '솔의 눈' 음료 자체의 맛은 짙게 느끼기 힘들었다. 또한 탄산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탄산음료에 비하여 탄산감이 꽤나 약한 편이다. 목을 탁 치는 듯한 청량감은 느끼기 어려우며, 대신 단 맛을 입 안에 흩뿌린 뒤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져다준다.

목구멍을 넘어간 다음에는 솔잎향과 단 맛, 그리고 산미를 남기고 사라진다. 이 중 산미가 마지막까지 혀에 남아 여운을 마무리하는데, 확실히 하이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혀에서부터 목넘김 이후까지 전혀 부담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솔의 눈 2, 알콜 2, 토닉 6 정도를 섞으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마시기 전에는 솔잎의 향미가 강하여 음료와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음주하고 나니 전체적인 밸런스를 참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솔의 눈'은 향 부분에서 산뜻함을 가져다주고, 맛에 있어선 토닉이 달콤함을 이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맛에 있어서 아예 토닉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기에 굉장히 비율 좋은 하이볼을 출시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약간 가벼운 바디감에 가볍게 마시기 좋은 풍미를 가지고 있으니 솔의 눈을 좋아하거나, 하이볼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마셔보길 바란다. 기대했던 것보다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육전, 낙지볶음 등을 추천한다. 막걸리 안주에도 괜찮고, 매콤한 안주와 함께 하면 참 좋을 듯한 술이다.


'솔의 눈 하이볼', 새로운 술이 당긴다면 마셔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탄산도 약한 것이 정말 가볍게 홀짝홀짝하기 좋다. 


가격 같은 경우 판매처마다 약간 상이한데, 온라인에서 찾긴 어렵고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가격차이가 그리 크지 않긴 하나 700원 정도 나는 편이니, 가성비를 찾고 싶다면 대형마트를 가기로 하자.


솔잎 향을 담은 '솔의 눈 하이볼'의 주간 평가는 3.7/5.0이다. 호불호 갈릴 듯한 음료로 호불호 없을듯한 술을 만들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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