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브내 스파클링애플 라이트' 와인을 음주해 보았다.
와인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술 중 하나이다. 달콤함, 산미, 씁쓸함 등 향과 맛에서 가지각색의 매력을 보여주며, 그 역사를 따져도 어마어마한 주류지만 개인적으로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아직까지 한국에선 와인의 제대로 된 출발탄을 울리지 못했다는 것.
구세계, 신세계로 분리되며 굉장히 많은 나라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나 대한민국은 애초에 구세계는 너무 당연하고, 안타깝게도 신세계로도 분류되지 못한 상태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민국의 와인의 호황은 2000년쯤이나 돼서 다시 시작되었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신신세계정도 되지 않을까.
여하튼 이렇게 술도 좋아하고 나라도 사랑하는 애국자의 마음으로 어떤 와인이 괜찮을까 살펴보던 도중, 대통령 만찬주인 이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너브내 스파클링애플 라이트', 현 대통령의 취임식에 사용되었던 국내산 스파클링 와인이다.
너브내 스파클링애플 라이트
너브내, 넓은 내를 뜻하는 홍천의 옛 말을 의미한다. '샤또나드리'에서 엄선된 홍천의 당도 높은 사과만을 발효시켜 빚어낸 과실주이며, 국내 최초 샤르마방식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대통령 만찬주로 사용되었다.
참고로 샤르마 방식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을 위해 말을 덧붙이자면,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시키는 것이고, 하나는 봉인된 탱크 안에서 발효를 시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를 샤르마 방식이라고 하는데, '샤또나드리'는 이 샤르마 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그럼 사족은 여기까지 하고, 이 '너브내 스파클링 애플 라이트'의 가격은 20,000원. 용량은 375ML이며, 도수는 8.5도이다. 온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사이트마다 가격차이가 꽤나 나는 편이니 잘 보고 판단한 후에 구매하기를 바란다. 괜히 비싸게 사는 것 보다야, 같은 술이라면 저렴하게 구입하는 게 좋으니까.
술을 잔에 따르면 사과를 퐁당 담가놓은 것 같은 노란 빛이 눈에 들어온다. 탄산이 촘촘히 박혀있는 것이 꼭 추수를 앞둔 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향은 어떨까. 잔을 코에 가져다 대니 달짝지근하면서도 상큼한 향이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두 가지 향은 비슷하게 느껴지나 상큼함이 약간 더 강한 편이며, 사과, 배, 청포도, 살구 등의 산뜻한 과실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이어서 술을 한 모금 머금게 되면 무난한 탄산과 단 맛이 혀를 안아준다. 달콤함과 산미가 혀를 지나친 뒤 끝에서 약간의 떫은맛이 느껴지고, 전체적인 맛은 사과와 배의 중간정도에 위치해 있는 듯하다.
탄산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라 술 역시 일반적인 스파클링 와인에 비하여 거친면이 상대적으로 덜한 듯하다. 혀를 넘어간 와인은 단 맛과 씁쓸함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여운이 길진 않으나 다음 잔을 부르기에 딱 적당하다.
겉보기엔 굉장히 달아 보이는 와인이지만 8.5도로 무난한 도수를 지니고 있으며, 도수에 걸맞은 알코올의 맛을 가지고 있다. 맛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취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것. 또한 술을 머금음과 동시에 과실향이 퍼져 오기 때문에 입과 코를 아울러 즐겁게 만들 수 있다.
살짝 가벼운 바디감과 부드럽게 혀를 감싸는 풍미, 코를 축축하게 적셔주는 산뜻한 과실의 향과, 각각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재료들의 조화까지. 맛의 끝에서 느껴지는 설익은 사과의 떫은맛은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개인적으론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꽤 괜찮은 와인이다. 대단히 맛있다, 엄청나게 뛰어나다, 모두의 혀가 다르기에 이렇게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나 개인적으로는 즐겁게 음주하였다.
만약 음주계획이 있다면 안주로는 새우튀김, 카나페, 생선 스테이크 등을 추천한다. 식전주와 테이블 와인의 중간인 이 술에 잘 어울릴법한 안주들이다.
생각보다 좋은 경험을 선물해 준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샤르마 방식을 사용하면 기존의 방식보다 좀 더 아로마가 강하게 느껴지고, 주감 역시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다가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혀에서부터 목 넘김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가볍게 이루어졌던 것 같다.
출발탄을 늦게 쏘아 올리고, 남들에 비하여 시작이 더디다고 해서 꼭 늦게 도착하리라는 법은 없다. 비록 우리나라가 와인이라는 종류의 시작은 남들보다 늦었을지 몰라도, 어느덧 이렇게 괜찮은 와인을 꺼내 놓는 것을 보면 다들 쫓아가기 위해 바쁘게 뛰고 있는 듯하다.
오늘의 술, '너브내 스파클링애플 라이트'의 주간 평가는 '5/3.7'이다. 누구나 크게 부담 없이 즐길만하며, 좋은 음주였다고 생각된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