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주일기

폭발하는 산미를 느끼고 싶어?

'강력한 산미 한 방, 너디킥 막걸리'를 음주해 보았다.

by 주간일기

너디들은 어떤 술을 만들까?


한국인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막걸리, 요즘엔 예전과 달리 참 다양한 맛의 막걸리가 출시되는 것 같다. 분명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값싸고 무난한 맛을 가진 지역 막걸리가 강세를 보였던 것 같은데, 몇 년이나 지났다고 여기저기서 이렇게 새롭고 맛있는 막걸리들이 많이 등장하는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술은 산미에서 굉장히 큰 특색을 가진 술이다. 나름 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막걸리 중에서 이렇게 산미가 강한 것을 음주해 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만큼 술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 강하기 때문에, 맛이 특별한 만큼 호불호 역시 상당히 갈릴 것이라고 생각된다.


실험적이고 디테일에 집착하는 너디들의 모임, 너디 브루어리가 만든 '너디킥'. 얼마나 폭발적인 산미를 보여줄지 적당한 기대와 함께 음주해 보도록 하자.

NERDY KICK


막걸리를 담은 병 모양부터 심상치가 않다. 기존의 길쭉하고 정형화된 막걸리 병이 아닌 한 손에 채 들어오지 않는 퉁퉁한 병. 고전 게임이 생각나는 전면부 역시 대부분 토속적인 디자인을 고집하는 기존의 막걸리들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인상적이다.


원재료 역시 상당히 신경을 쓴 것이 상주산 프리미엄 찹쌀, 물, 개량누룩, 효모, 효소만을 이용하여 만들었으며, 재료에 대한 많은 연구를 통해 인공 감미료와 산도조절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확실히 요즘 나오는 막걸리들은 '고급화'라는 트렌드에 맞게 가격이 낮은 대신 감미료를 쓰는 것보단, 가격을 높이고 좋은 재료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실제로 최근 출시한 막걸리들의 가격은 대부분 10000원대 근처에서 머무는데, 지역 막걸리의 가격이 1000원대 초반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차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여하튼 모든 원재료들은 황금비율로 구성하여 만들어진 이 막걸리의 가격은 '9000원'.

전체적인 막걸리의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내 지갑의 돈 역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에, 솔직히 싸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중요한 건 맛이니까.


잔에 따라보니 막걸리의 색은 이렇다. 사진이 너무 진하게 나와서 그렇지 실제로 막걸리의 색은 일반 우유보다 약간 더 진한정도이다.


잔을 들어 코에 가져다 대니 싸한 알코올향과 함께 산미가 곧바로 치고 나온다. 향 자체가 굉장히 전투적이다. 대부분의 막걸리 향들은 은은하게 코를 감싸오는 반면, '너디킥'의 경우 코 끝이 따가울 정도의 진한 산미가 약간의 달콤한 향과 함께 코를 찌른다. 한 차례 산미가 지나간 후 느껴지는 것은 '참외, 멜론, 배' 등의 과실 향.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약간의 단 맛과 함께 산미가 혀를 사로잡는다. 탄산과 함께 톡 쏘는 맛이 상당히 매력적이며, 라임, 레몬이 생각나는 강한 산미가 입 안을 가득 채워준다.

탄산이 있음에도 비교적 부드러운 주감을 가지고 있는 막걸리이다. 맛의 시작은 강한 산미이나, 목을 한 차례 따갑게 만든 후 단 맛과 산미를 비슷하게 남겨놓고 사라지는데, 길지 않은 여운임에도 특유의 산미 때문인지 다음 잔을 빠르게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바디감은 꽤나 묵직한 편, 입 안에서 퍼지는 풍미 역시 풍부하고 술을 마실 때 코로 퍼지는 달짝지근한 과실의 향 역시 상당히 괜찮았다. 향에 집중해서 음주한다면 코와 입이 동시에 즐거워진다.


잔을 반복할수록 느껴지는 것이 확실히 산미가 다른 맛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튀어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요구르트 중에서도 굉장히 신 요구르트와 막걸리를 섞어 놓은 것 같은 이 맛은 장점이 될 수도 있으나 산미를 선호하지 않은 사람에게 있어선 큰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하였다. 묵직한 산미가 정말 혀를 팍 치고 나온다.


첫 잔 보다는 잔을 반복할수록 혀가 산미에 익숙해지며 좀 더 맛있게 음주할 수 있는 막걸리. 안주는 웬만한 음식이라면 다 무난히 어울릴듯하나 산미를 어느 정도 중화시켜 줄 수 있는 새우튀김(마요네즈 소스 필수), 느끼한 피자 등을 추천한다.


비슷비슷한 막걸리가 굉장히 많은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만의 매력과 맛을 가꾸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하고, 그 여러 번의 시행착오에 걸맞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너디킥'역시 그런 수많은 과정을 거치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노력이 담겨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한 맛을 지니고 있고, 강한 산미를 지나치지 않게 잘 멈춰 세웠으니까. 때문에 산미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꽤 무난히 다가온 막걸리이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 툭 튀어나온 강한 산미는 높은 점수를 주기에 망설여진다. 개인적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진 않을 테니.


오늘의 술, '너디킥'의 주간 평가는 '5/3.3'이다. 맛과 향 등의 구성과 특유의 매력은 다른 막걸리들에 비하여 뒤지지 않았으나, 툭 튀어나온 산미는 양날의 검 같은 산미는 어떻게 휘둘러지냐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일 듯하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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