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나몬 가득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백구 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시나몬', 즉 계피는 사람들에 따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있는 원료라고 생각이 된다. 내 근처에서도 그렇지만 계피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도 끝도 없이 좋아하며,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을 보면 한도 끝도 없이 손을 내젓는 경우가 많다.
그럼, 과연 매력적이면서도 양부가 갈리는 시나몬을 막걸에 담는다면 어떻게 될까. '백구 막걸리', 이름부터 귀여운 이 친구가 바로 오늘 내가 가져온 술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전통술인 막걸리에 시나몬을 곁들이면 어떠한 향미를 가져다 줄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시나몬 가득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백구 막걸리
어쩔 수 없이 작은 동물이 있으면 반드시 드는 생각이, 참으로 귀엽다. 전면부에 그려져 있는 조그만 눈을 가진 강아지도 그렇고, 그 아래 복슬거리며 쓰인 '109'라는 숫자도 그러하다. 사실 처음 저 숫자를 보고선 일본어라고 착각하였는데, 그 뒤 자세히 보니 술의 이름을 나타낸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이 술에선 병의 이야기를 빼놓고 넘어갈 수가 없다. 보통 막걸리의 경우 플라스틱 재질이 대부분이고, 마개 역시 돌리는 형식으로 제작되어 있으나, '백구 막걸리'의 경우 맥주병에서나 볼법한 형태로 술을 담고 있다. 마개까지 병따개로 열 수 있도록 되어있다니, 이 부분은 참 신기했다.
'백구 막걸리'는 '농업회사법인 한통술'에서 태어난 막걸리로서, 시나몬의 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최고급 실론 시나몬을 스리랑카 남서부 지방에서 공수해와 막걸리와 어우러지게 만들었다.
삼양주 비법으로 빚은 막걸리를 21일 동안 발효하고 100일 동안 저온에서 숙성해 탄생하였으며, 이러한 과정과 재료 덕에 기존의 막걸리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향긋한 계피향과 풍미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30ML, 도수는 8도, 가격은 10,800원. 막걸리 치고는 낮은 양과 살짝 높은 도수, 거기에 상당히 비싼 값을 자랑한다. 330ML에 10800원이면 보통 막걸리 용량인 750ML로 따졌을 때 2만원 대 중반정도 되는 가격인데, 이 정도면 막걸리 중에서도 확실히 프리미엄 급이다.
잔에 따른 술은 일반적인 막걸리에 비하여 어두운 빛을 띈다. 굳이 비교하자면 흑미에 가까운 색으로서, 시나몬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선보인다. 오랜만에 다른 색을 봤더니 상당히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코를 가져다 대면 약간의 상큼한 느낌과 함께 계피향이 잔을 타고 올라온다. 알코올의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달짝지근한 시나몬이 코를 간지럽히는 것이 참 마음에 든다. 향의 끝 부분에선 미세한 고소함도 느껴지긴 하나, 시나몬 냄새가 너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런지 향만 보아선 막걸리라는 느낌을 크게 가져가기 어렵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산미를 간직한 부드러운 막걸리가 혀를 감싸 안는다. 향에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큼한 맛이다. 산미와 그 산미를 겉도는 단 맛, 탄산 없는 물 같은 질감과 혀의 끝에서 맴도는 고소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맛 자체는 이 중 산미를 중심으로 하여 진행된다. 일반적인 막걸리보다 도수가 높다고 하여 알코올의 향미가 따로 느껴지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었다.
가볍게 들어와서 곱게 목구멍을 넘어간 뒤에는 약간의 계피향과 산미, 미미한 텁텁함과 구수함을 혀와 코에 남긴 뒤에 사라진다. 여운 자체는 생각보다 빠르게 흩어지며, 이 특유의 산미 때문인지 혀를 쩝쩝거리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
가벼운 바디감에 산미를 흩뿌리며 입 안에서 퍼지는 막걸리이다. 코를 가져다 대고 향에 집중했을 때에는 시나몬 향이 잘 느껴졌지만, 외외로 술을 들이킬 때는 치고 올라오는 맛 때문인지 이 향을 제대로 느끼기가 어려웠다. 시나몬 향이 조금 더 강했다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듯 한데, 예상치 못한 산미와 향의 어우러짐이 개인적으론 오묘하게 다가왔다.
향과 술이 조금만 더 조화로웠으면 어땠을까 싶다. 개개인적으론 자신만의 매력을 충분히 간직한 친구들이나, 양쪽 다 개성이 강한 탓인지 딱 맞물려 떨어지지가 어렵다. 가볍고 산미가 강한 막걸리이니 술을 구매하기 전 자신의 취향을 잘 생각해 본 후 판단하길 바란다.
만약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담백한 음식을 권하고 싶다. 무난히 전도 나쁘지 않고, 소고기도 괜찮다. 다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술의 산미가 강하니, 음식을 중심으로 하기 보단 술을 중심으로 하여 안주를 준비하는 게 좋을 것이다.
'백구 막걸리', 귀여운 외모와 달리 탁 치는 산미를 가진 친구였다. 어쩔 수 없이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막걸리라고 여겨진다.
판매처에 따라 10% 정도 가격이 상이하다.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아무 곳이나 구매해도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잘 살핀 뒤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괜찮다.
시나몬 향이 가득한 '백구 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0/5.0이다. 매력적인 시나몬 향이 돋보이는 친구였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