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을 홀리는 보드라운 소주, '달홀진주25'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보석 같은 이름을 가진 술 한 병을 가지고 왔다. 다른 것 보다 매력적인 이름이 눈에 띄는 술로서, 깨끗하게 담긴 증류액은 그 이름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자태를 뽐낸다. '달홀진주25', 진주를 담아 놓은 듯한 이 술은 과연 어떠한 향과 맛을 가져다 줄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달을 홀리는 보드라운 소주, 달홀진주
일반적으로 이 용량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병의 모습이다. 뚜껑 부분의 고무마개는 고급스러운 검은색 패키지로 둘러 쌓여 있으며, 윗부분은 금박으로 치장해 놓았다. 전면부엔 '달홀진주'라는 술의 이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쓰여 있는데, 흘림체로 적혀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가져다준다. 지역 특산주라는 특색이 잘 나타나 있는 디자인으로서, 전반적으로 무난히 괜찮게 느껴진다.
'달홀진주'는 청정 강원도 동해의 해풍을 맞고 자란 속초 고성쌀로 한 방울 한 손길 정갈하게 내려 담은 프리미엄 소주이다. 쌀가루와 백국을 섞어 3일을 보낸 뒤 고두밥을 혼합해 3주 동안 발효하며, 한 달의 숙성 기간을 거친 후 중탕가열방식을 더한 상압증류를 통해 탄생하였다. 입 안에서 술을 굴리면 달콤한 향이 부드럽게 혀를 감싸고, 술을 넘긴 직후에는 얼얼함과 함께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25도, 가격은 15,000원. 혼술 하기 딱 적당한 용량에 소주보다 높은 도수, 거기에 최근 출시되는 전통주들과 비슷한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확실히 술 한 병에 만 원이 넘어가는 순간부턴 조금 비싼듯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잔에 따른 술은 일반적인 소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늘 그랬듯이 투명하고 깨끗하며 부드럽게 찰랑거린다. 오늘은 과연 이 맑은술이 나에게 어떠한 경험을 선사할까, 거의 매일 반복하는 음주 속에서 지금이 가장 떨리는 순간이다.
코를 가져다 대니 미미한 배향과 함께 약간의 소금기가 담긴 술의 냄새가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25도라는 도수에도 불구하고 높은 알코올 함유량에서 주는 역함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배에서 느껴질 법한 감향을 중심으로 하여 알콜이 살짝 곁도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코의 끝 부분에선 약하게 고소함이 느껴지고, 술 자체가 비교적 시원한 느낌을 가진 채로 은은하게 올라와서 그런지 향을 맡음에 있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참으로 깔끔하고 산뜻한 향이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 안는다. 술이 생각보다 굉장히 순하다. 조금 과장하면 알콜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서, 혀에는 그윽한 단 맛이, 코에는 앞서 말했던 과실의 단 냄새가 퍼지면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25도라는 도수가 절대 낮은 도수가 아님에도 이렇게 곱게 다가오다니, 마셨던 술들 중 알코올 대비 순하기로는 순위에 꼽을 수 있을 않을까 싶다.
단 맛이 끝날 때쯤에는 곡식의 고소함이 찾아와 혀를 건드린다. 미약한 짠맛이 살짝 감돌고, 목넘김 이후에는 약간의 잔당감과 씁쓸함, 배 향이 남아 적당한 길이의 여운을 가져다준다. 속을 따뜻하게 덥혀주면서 은은한 향이 코에 맴도는 것이 참 만족스럽다. 맛보다는 이 배를 닮은 향의 운치가 인상적이니 눈을 감고 코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가벼운 바디감에 고운 명주실 같은 풍미를 가진 친구이다. 술이 가진 맛과 향의 조화가 상당히 훌륭하며, 거기에 더해서 감미와 감향의 어우러짐이 정말 잘 맞아떨어진다. 인공적인 느낌 하나 없이 자연 그대로의 향미가 코와 혀를 동시에 즐겁게 만들어주니 직접적인 알콜의 타격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이라고 생각된다. 혀에서부터 목넘김까지 알콜로 인한 부담감이나 방해감은 일절 느껴지지 않고, 가랑비마냥 코와 입을 적셔가는 잔잔한 단비는 아주 천천히 사람을 술에 빠져들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시도록 만들어주는 보드랍고 순한 향미가 이 술의 가장 큰 특징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전반적인 술의 맛매가 곱고 순하기에, '진주'라는 보석을 담은 이 작품이 얼마나 부드러운 가치를 보이는지 궁금한 사람은 한 번쯤 음주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체감도수는 10도 이하이다.
안주는 개인적으론 소주와 잘 어울리는 매콤한 음식을 추천하고 싶다. 낙지볶음이나 쭈꾸미 볶음 등의 안주와 냉장고에 놔두었던 '달홀진주'를 함께 한다면 만족스러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술에 조금 더 집중하고 간단한 안주를 선택해도 좋다.
'달홀진주25', '달홀'이 원래는 고구려 시대 때 강원도 고성을 부르는 옛 지명을 의미하나, 개인적으론 그것보단 '달을 홀린다'의 줄임말처럼 와닿았다. 이 도수에서 느끼기 힘든 흔치 않은 맛이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10%, 혹은 그 이상을 보이니 판매처를 잘 살펴본 후에 구매하길 바란다.
잔잔한 단비 같은 '달홀진주25'의 주간 평가는 4.1/5.0이다. 40도짜리 달홀진주가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