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으로 만나는 가성비 와인,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편의점에서 발견한 와인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일반적인 와인이라면 그리 신기하지 않겠지만, 다른 것들과는 달리 가격도 저렴하고 신기한 용기에 담긴 친구이다. 눈에 띄자마자 들고 오게 된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는 과연 어떠한 맛과 향을 가져다 줄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병으로 만나는 가성비 와인,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
겉으로 보이는 외관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우리와 함께 하던 그 술, 바로 소주가 담겨 있던 병이다. 와인이라는 주종에 이런 병이라니, 이게 바로 동-서양의 합작품이 아닐까. 병의 안으로는 달을 폭 담가 놓은 듯한 매력적인 빛깔이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전면부에는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라는 술의 이름과 함께 시원한 해변가가 그려져 있다.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곳에 담겨져 있는 듯한 느낌이긴 하나 확실히 와인이 맞기는 맞나 보다.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는 남호주 록스턴 리버랜드의 와이너리 '빈트너스'가 생산한 원액을 신세계엘앤비 제주사업소에서 병입한 제품으로서, 적당한 용량에 더해지는 풍부한 과실 향을 지니고 있다.
샤도네이 품종 특성상 다양한 음식들과 페어링이 가능하며, 한 병 가격이 커피보다 저렴한 수준이기에 가성비로서는 최고의 가치를 자랑한다고 한다. 참고로 이 원액을 생산한 '리버랜드'는 호주 와인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지역임과 동시에 연간 강우량이 적어 포도 재배에 최적화되어 있는 곳이다.
제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13도, 가격은 3000원. 혼술 하기 딱 좋은 양에 일반 소주에 비해서 약간 낮은 도수, 소주와 비교하여도 크게 꿀리지 않는 가격을 지니고 있다. 보통 와인 한 병을 기준으로 하면 이 용량의 두 배인 750ML 생각하면 되는데, 그렇다고 하여도 가격이 6000원에 불과하니 흔히 말하는 가성비에선 압도적인 모습이다.
잔에 따른 술은 상당히 옅은 노란빛을 띠고 있다. 병 안으로 보았을 때는 꼭 달을 담근 듯 하였지만, 막상 따라 놓고 보니 노란 물감을 한 두 방울 정도 떨어뜨린 것 같은 느낌이다. 비교적 연한 색깔로 은은하게 사람을 반기며, 안쪽에는 조그마한 기포들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코를 가까이 하니 달짝지근한 냄새가 올라와 코를 적신다. 시트러스, 샤인머스캣, 라임, 사과, 서양배 등의 향이 다가오고, 달콤함 뒤로 상큼함이 밀려 들어와 코 끝에서 맴돈다. 향이 상당히 부드럽다. 달콤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형태로서, 가격에 비해선 고급스러운 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조금 방향제가 생각나긴 하나 예상했던 것보다 인공적인 느낌도 덜하고,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는 것이 꽤 괜찮다.
이어서 한 모금 들이키면 산미를 간직한 술이 입 안을 채워간다. 향과 다르게 첫 입을 마시자마자 산미가 튀어나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에 있어선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혀 있는 모습이었지만, 맛에 있어서까지 그 생각이 이어지진 않는다.
한 차례 산미가 혀를 살짝 건드린 후에 곧바로 씁쓸함이 찾아오고, 그 뒤 꺼끌한 질감으로 목구멍을 넘어간다. 탄산이 없음에도 산도와 타닌감이 튀어나온 탓에 목넘김이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풋풋한 향미를 가진 설익은 과실을 너무 일찍 꺼내어 빚은 듯하다. 그렇게 목구멍을 넘어간 다음에는 산미와 타닌감과 알콜의 중간 정도 되는 고미가 술의 향과 같이 머물렀다 사라지며, 이 때 여운의 길이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이다.
적당한 바디감에 산미 위주로 진행되는 풍미를 입 안에서 퍼뜨리는 친구다. 소주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도수에서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장점이나, 전체적인 맛들의 불편한 균형은 아쉬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이전에 이마트에서 가장 저렴한 와인을 한 번 마셔본 적이 있는데, 상당히 시간이 오래되어 그 맛이나 향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이 술을 마시자마자 곧바로 머릿속에서 그 맛매가 떠오르더라. 참고로 당시 구매한 와인은 750ml 기준 4900원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한 번쯤 마셔보길 바란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맛의 불균형을 제외한다면 향에 있어선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몽글하고 부드러우며 달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불균형적인 과실의 풋풋한 맛이 혀를 침범한다. 조금 아쉬운 면은 있지만.. 그래도 가격이 저렴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궁금하다면 경험 삼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곁들일 안주로는 과일이나 비스킷 등 간단한 음식을 추천한다. 끝에서 느껴지는 타닌감이 겉모습보다 강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가벼운 안주로 간단히 즐기든, 아니면 반대로 무거운 안주를 곁들여 음식 중심으로 즐기길 권한다.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 저렴한 가격에 맛보는 풋풋한 과일이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느껴지는 술의 맛매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
현재로선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 않다. 굳이 어디서 구매할지 고민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눈에 보이면 한 병 구매해 보기로 하자.
가성비 넘치는 가격을 지닌 '아이보리 베이 샤도네이'의 주간평가는 2.4/5.0이다. 가격과 비례하는 맛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