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딘스톤 버진오크'를 음주해 보았다.
최근 마시는 술의 종류가 전통주에 굉장히 한정 되어져 있는 것 같아 오늘은 오랜만에 위스키를 한 병 가지고 찾아왔다. 'DEANSTON VIRGINOAK', 이름 그대로 'DEANSTON'에서 버진오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술이다.
사실 이 친구를 처음부터 음주할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여러 위스키를 살피던 중 우연히 CU 어플을 보게 되었고, 현재 기존가에 비하여 상당히 할인된 몸 값을 보이고 있는 것을 나에게 들켜 이렇게 내 손에 들리게 된 것이었다.
영국이라는 우리나라와 상당히 동떨어진 곳에서 찾아와 어색할 수 있으니, 부끄러워 하지 않도록 빠르게 이 멋들어진 친구를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입 안을 밝히는 한 떨기 촛불, 딘스톤
영국출신이라 그런지 확실히 절도 있는 병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느낌이다. 1966년 설립된 증류소의 그림과 그 아래로 멋들어지게 필기체로 적혀 있는 사인들은 '딘스톤'의 위스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듯 하다.
'딘스톤 버진오크'는 1785년에 방직공장으로 만들어졌다가 1966년 증류소로 전환된 '딘스톤 증류소'에서 생산된 술로서, 46.3도의 도수를 가진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이다.
술의 가격은 당연히 매장에 따라 상이하겠지만 CU기준으로는 78000원. 물론 할인되기 전 가격이며 할인이 적용되면 49600원 이라는 보통의 대형마트에 비해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 가격을 보고 어찌 그냥 넘어 가겠는가, 당연히 나도 곧바로 홀릴 수 밖에 없었지.
현재 외국의 위스키 평가 사이트 중 하나인 위스키베이스에서 약 500명 정도가 남긴 리뷰를 보면 평균 평점 81.76 점으로, 꽤나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이전에 증정품으로 받았던 샷 잔에 술을 따른 모습이다. 위스키의 빛깔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매번 사람을 매혹시키는 마법을 부린다. 맛이 기대 되기 때문일까, 술이란걸 몰랐다면 보리차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법한 색깔이지만 그게 아니란 것을 알기에 눈을 떼기가 힘들다.
알콜의 향과 맞물려 생각보다 달콤한 향이 잔을 타고 올라온다. 편백나무에 코를 그대로 대고 있는 듯한 느낌, 진득한 꿀과 오크, 사과주스, 향의 끝에선 스파이시함과 라임도 약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딘스톤 버진오크'는 뚜껑을 열자마자 향을 들이키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난 후에 코를 대는 것이 훨씬 좋았다. 생각보다 향이 좋은 탓에 코를 때기가 힘들 정도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위스키가 달콤하게 혀를 감아준다. 꿀에 절인 과일같은 맛이 느껴지며, 적당한 스파이시함이 혀 끝에서 맴돈다.
술 자체가 은은한 편이고 도수에 비하여 목넘김이 생각보다 가벼운 위스키이다. 바디감 역시 무겁지 않은 축. 입 안에서 퍼지는 풍미는 곱게 목구멍을 넘어가는데, 이후 여운으로 오크향과 달콤함, 스파이시함을 남긴다.
입 안에서 촛불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강렬한 듯 부드럽고, 꺼질 듯 말듯 은은하게 자취를 드리우는 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이전에 음주하였던 위스키는 비교적 잘 알려진 술들이 대부분이어서 약간은 걱정이 있었으나 한 잔 마시고 나니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꿀처럼 느껴지는 '딘스톤'은 오히려 잘 알려진 위스키에 비하여 크게 모난 곳 없이 무난하게 음주할 수 있을만한 술이다.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렇게 큰 진입장벽을 느끼지 않을듯 하다. 특히나 49,600원이라는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다면 그 감정은 더욱더 증폭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문득 뒷 면에 보이는 칼로리를 보니, 역시 위스키의 칼로리는 참 대단하다. 100m 259kcal라.. 역시 술을 좋아하면 살이 찌지 않는 것이 말이 안되는 소리다.
'DeanSton Virginoak'의 안주로는 기름기 많은 음식을 추천하고 싶다. 술이 스파이시하고 달콤하며, 충분한 도수를 지니고 있기에 피자 한 조각과 함께 음주한다면 참 괜찮을 듯한 위스키이다. 치즈, 비스킷은 언제 어울려도 괜찮을 법한 안주이니 굳이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겠다.
오늘 음주해본 'DeanSton Virgionoak'는 확실히 예상보다 꽤나 괜찮은 위스키였다. 설탕을 녹여낸듯한 달콤함과 적당한 스파이시함, 코를 감싸는 오크와 진득한 꿀의 향은 나를 술을 따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현재도 'CU Bar'를 살펴보면 49,600원 이라는 가성비 있는 가격에 판매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만약 구매 의사가 있다면 할인 후에 구매하지 말고,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길 바란다.
매력적인 맛과 향, 그리고 가성비를 두루 갖춘 'Deanston Virginoak'의 주간 평가는 3.8/5.0 이다. 오랜만에 마시는 위스키였고, 꽤나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