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보노라면
너도 가만히 나를 본다.
내가 손을 움직여도
너는 가만히 나를 본다.
몸을 땅에 뉘인채
본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허리를 구부려 고개를 내린채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궁금하더냐.
내 생각이 궁금하더냐.
곱게 땋은 은빛 실타래가 떨리는 것은
내가 왔기 때문이더냐.
노오란 달이 나를 비추다가 닫히고
나는 그제서야 그곳을 떠난다.
거듭 널 감싸는 그림자에 들리는 아우성은
나에게 향할 것이 아니었나 보다.
전통주 소믈리에의 주(酒)간일기. 술을 마시고 기록합니다. 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