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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Jul 04. 2024

신선이 노닐듯이 취기에 오르다

- 우아하게 웃고 즐기며 이야기하다, '담소'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병을 보자마자 홀린듯이 들게 된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웃고 즐기면서 이야기한다는 뜻인 '담소'를 명칭으로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서, 보기만 해도 고고하니 아름다워 함께 대화를 나누는데 손색이 없음을 곧바로 알 수 있다. 과연 이 매력적인 술은 어떠한 맛과 향을 보여줄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우아하게 웃고 즐기며 이야기하다, 담소

겉모습만 보아도 맛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외모를 지닌 친구이다. 자연이 빚어낸 수석에서 볼 수 있을법한 밑둥과 도자기를 깎아놓은 듯한 술의 몸체, 그 위로 매끄럽게 빠져 올라가는 병목까지. 이 정도 가격에 사실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신경을 쓴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며, 라벨지가 아닌 병 자체를 특별하게 만들어냈기에 외관에 대한 가치는 다른 술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여겨진다. 이어서 전면부로 시선을 돌리면 '담소'라는 술의 이름이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과 함께 그려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역시 멋들어진 병과 합쳐져 술을 마시기 전임에도 기대감을 올려준다.


'담소'는 '회곡양조장'에서 일반적인 백미 도정(9분도)가 아닌 미강층을 약 15% 정도 더 깎아낸 백미(13분도)를 사용하여 빚어낸 술로서, 오직 쌀의 전분층만을 사용하여 깔끔한 맛과 일관된 주감을 제공한다.


국내산 햅쌀과 낙동강 청정상류의 맑은 물, 거기에 정성을 더하여 탄생시켰으며, 부드러운 목넘김과 더불어 쌀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에 숯불로 굽는 육류와 함께 한다면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23도, 가격은 16,000원. 혼자서 마시기에도 좋고, 둘이 음주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양에 일반적인 소주보다 조금 높은 알코올 함유량, 애주가가 아니라면 한 병치곤 조금 비싸게 느낄 수 있는 값을 지녔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술의 외관이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기에 가격면에선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잔에 따른 술은 병 안에서와 같이 굉장히 투명하고도 깨끗한 모습을 선보인다. 맑은 샘물이 찰랑거리는듯한 외모는 절로 맛이 궁금하게 만들고 매끄럽게 잔을 타고 떨어지는 술방울은 벌써부터 부드러운 질감을 예상 가도록 만든다.


이어서 잔을 몇 번 흔들어 얼굴을 가까이 하니 시원하면서도 씁쓸한 향이 흘러나온다. 약간 꺼끌하면서도 달달한 배의 향을 필두로 하여 미미하게 생강이 떠오르는 맵싸함과 씁쓸함이 얼굴을 내밀며, 23도라는 일반적인 소주에 비하여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알코올의 역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배의 껍질과 과육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내음이 매력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이고, 모난 것 없이 깔끔한 형태로 향이 이루어져 있어 상당한 만족스러움을 가져다준다.


기대와 함께 한 모금 머금으면 적당히 맵싸한 술이 혀를 감싸 안는다. 약하게 느껴지는 짠맛과 순수한 알콜, 거기에 적당한 쌀의 감미가 어우러져 입 안을 채워가며, 시원하면서도 깨끗한 주감에 특유의 향이 더해져 코와 입을 동시에 즐겁게 만들어주니 한 잔을 가볍게 입에 담은 것이 끝임에도 꽤나 만족스럽다. 향에 비해서는 알코올이 조금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긴 하나 이 역시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에 비해선 한참 낮은 정도이고, 배의 내음과 함께 남는 혀 끝에서 인사를 하는 감칠맛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부드러운 질감과 간결하면서도 순수한 풍미를 퍼뜨리면서 술은 목구멍을 넘어간다. 목넘김 이후에는 자연스러운 감미와 감칠맛, 알콜과 약간의 맵싸함이 혀와 코에 동시에 머무르고, 목구멍 끝에 조금의 묘한 소금기와 씁쓸함이 머물렀다가 고유의 향과 함께 사라진다. 이때 후미의 길이는 약 5초 정도로서 여운을 감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뭐 하나 넘치는 것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의 어우러짐이 확실히 매력적이다.


깔끔하면서도 술이란 멋매를 그대로 전해주는 작품이다. 사실 23도면 절대 낮은 도수는 아니기에 어느 정도 알코올의 향미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담소'라는 술의 명칭 그대로 딱 대화를 나누기에 괜찮은 정도로 은은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상온에 마셔도 나쁘지 않지만, 시원하게 마셨을 때 조금 더 술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술로서, 과실의 향미 사이로 다가오는 순수한 알콜의 멋들어진 어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전혀 어색함 없는 이 감미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배를 연상시키는 그윽한 감미에 생강을 생각나게 만드는 씁쓸함이 더해지니 누구와 담소를 나눠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도미찜 같은 한식류를 추천한다. 웬만한 음식에는 다 잘 어울릴 친구이나, 도미찜 한 점과 '담소' 한 잔은 완벽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담소', 외모만큼이나 우아함을 지니고 있는 친구였다. 대화를 나눌 일이 있다면 함께 해보길 권한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10% 정도 차이가 나니 잘 살펴보고 구매하자.


편하게 담소를 나누게 만들어주는 '담소'의 주간평가는 4.1/5.0이다. 웃고 떠들며 즐겨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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