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일기 Dec 19. 2024

옥수수가 가득 담긴 위스키를 마셔보자

- 옥수수로 만든 묵직한 향미, '멜로우콘'을 음주해보았다

최근 전통주들을 자주 음주했다보니 다른 술들이 좀 생각이 나 오늘은 가성비 넘치는 '콘 위스키'를 한 병 가지고 왔다. '멜로우 콘', 사실 다른 주류들도 여럿 눈에 띄었지만 마침 이 제품이 잔을 세 개나 추가로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어 도저히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겠더라. 이름부터 옥수수가 들어가 있는 이 위스키는 과연 어떠한 풍미를 선사할지, 기대와 함께 잔을 들어보도록 하자.

옥수수로 만든 묵직한 향미, 멜로우콘

일단 겉모습부터 옥수수를 잔뜩 입고 있는 친 구이다. 병 자체는 저가 위스키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병 안도 노랑, 병 밖도 노랑 등 온 몸에 옥수수를 덕지덕지 발라놨다. 신기한 점은 다른 위스키 병과 달리 뚜껑이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것인데, 이 아기자기한 외모에 마개가 이리 되어있으니 묘하게 잘 어울리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전면부에는 'BOTTLED IN BOND'와 '100 PROOF(50%)' 등의 문구가 적혀져 있어 술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가르쳐주고, 더불어 노란 배경 안에 옥수수를 그려놔 술이 가진 정체성을 선보이고 있다.


'멜로우 콘' 위스키는 미국 헤븐 힐 증류소의 대표 위스키인 '에반 윌리엄스'를 숙성한 오크통에서 4년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으로서, '콘 위스키'라는 이름답게 옥수수 함량 기준이 80%를 넘어간다.


미국 정부의 관리 아래에 다른 첨가물이나 합성물을 넣지 않고 정직하게 만들어졌으며, 적어도 4년 이상 숙성시킨 뒤 50도의 도수를 가지고 있어 'BTOOLED IN BOND'를 써붙일 수 있게 되었다. 오크, 몰트, 옥수수 등의 묵직한 향미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50도, 가격은 25,000원. 혼자 마시기에도 좋고, 둘이 마시기에도, 셋이 마시기에도 좋은 양에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감히 접근하기도 어려운 알콜 함유량, 위스키 치고는 확실히 저렴한 편인 금액을 지니고 있다. 가격이 워낙 착한 터라 맛만 괜찮다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금상첨화가 아닐까.


잔에 따른 술은 병 안에서 보이는 것 보다 조금 더 연하고 밝은 빛깔을 띄고 있다. 호박을 녹여놓은것 같은 색깔로서, 이물감 전혀 없이 투명하게 안을 비추는 모습이 꽤나 매력적이다. 


코를 가져다 대니 오크와 에탄올, 마른 나무, 건초, 꿀, 바닐라, 약간의 연초느낌에 더해지는 스파이시한 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높은 도수를 지니고 있기에 강한 캐릭터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향 자체가 그리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아니다. 비록 50도가 넘다보니 에탄올이 향의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모습이 있으나, 타고 남은 건초의 잔재에 바닐라향이 더해지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이어서 한 입 머금으니 상당히 스파이시한 에탄올이 혀를 감싸 안는다. 입술 부분이 따가울 정도이며, 이어서 약간의 감미와 마른 나무, 후추 등을 입 안에 퍼뜨린다. 생각보다 옥수수의 풍미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고, 이 스파이시한 에탄올의 느낌이 맛들 중 주로 얼굴을 드러내고 있어 사실 크게 인상깊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맛이다.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지기 보다는 마른 나무의 향미가 가볍게 들어와 알콜이 톡 쏘며 목구멍을 넘어가는데, 니트로 즐기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목구멍을 넘어간 뒤에는 건초와 마른나무, 알콜, 거기에 입술과 목구멍부터 그 아래까지 화한 느낌을 선사한다. 전체적으로 따갑고도 뜨거운 촉감을 맛볼 수 있으며, 거기에 축축한 나무 향이 코에 머물러있다가 사라진다. 이 때 느껴지는 여운의 길이는 약 5초 정도로, 주로 높은 도수가 남기는 스파이시한 에탄올과 뜨거움이 대부분이다.


옥수수의 풍미가 많이 느껴지지 않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잘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작품이었다. 당연히 오크를 비롯한 이외의 향미도 느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래도 그 중점에는 옥수수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쉽게도 옥수수보다는 마른 나무가 지배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흔히 말하는 알성비라고 생각하며 마시기엔 나쁘지 않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순수한 옥수수의 풍미를 느끼고자 마신다면 어느정도 아쉬움이 남을듯 하다. 


아 그리고 이건 참고하라고 하는 말로서, 개인적으론 숙취가 심한 술이었다. 비슷한 도수를 먹고 자도 보통은 다음날에 머리 아픈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이건.. 정말 상당히 오래가더라.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간단한 핑거푸드, 아니면 양식류도 괜찮을 하다. 


'멜로우 콘', 옥수수가 조금만 더 진했으면 어땠을까. 아쉽다. 아쉬워.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으니 잘 살펴보고 구매하도록하자.


바람에 날라가버린 옥수수 '멜로우 콘'의 주간평가는 2.5/5.0 이다. 옥수수가 우수수 다 떨어졌나보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