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강에 흐르는 함미를 감상하다, '북한강 40'을 음주해보았다.
강원도에는 북한강이라는 강이 있다. 이는 북한의 강원도에 있는 금강군 신읍리 단발령에서 발원하여 강원특별자치도와 경기도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인데, 이 '북한강'을 원료로 사용한 작품이 있다고 하여 오늘은 그 술을 한 병 들고 오게 되었다. '북한강40', 이름부터 자신의 출신지를 밝히는 듯한 이 소주는 과연 어떠한 향미를 보여줄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 보도록 하자.
북한강에 흐르는 함미를 감상하다, 북한강 40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관은 이 용량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두툼한 몸통에 그와 대비대는 얇은 병목. 이제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끝부분을 감싸고 있는 고급스런 마감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한데, 이 특유의 색이 ‘북한강’이라는 술의 이름과 상당히 잘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면부의 라벨 역시 심플하기는 마찬가지. 북한강을 묘사한 간단한 그림과 함께 마감지와 같은 남보라색으로 술의 이름이 쓰여져 있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느낌은 아니나, 묘하게 술의 명칭을 잘 표현한 도안이 인상적이다.
'북한강40'은 강원도 화천군 '화천주가'에서 북한강 맑은 물에 화천 농부가 재배한 맛있는 쌀, 누룩, 토종 효모만 이용하여 만든 전통 막걸리를 자연 압착 방식 약주로 내려 장기간 숙성 후, 국내에서 제작한 상압방식 동 증류기로 한 방울 한 방울 모아 증류한 전통 증류식 소주이다.
일반적인 소주보다 맛과 향이 더욱 부드럽다고 하며, 장기간 숙성해 상압 방식 특유의 풍미가 일품이라고 한다. 또한 토닉워터나 탄산수를 섞어 마셔도 즐겁게 즐길 수 있다고.
작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40도, 가격은 29,000원. 혼자 마셔도 나쁘지 않고, 둘이 마셔도 괜찮은 양에 위스키와 비슷한 알콜 함유량, 가격 역시 마찬가지로 엔트리급 위스키 정도의 금액을 지녔다. 과연 북한강에서 내려온 맑은 물은 어떠한 향미를 선사할까, 벌써부터 기대가 차오른다.
잔에 따른 술은 병 밖에서 보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주 깔끔한 자태를 선보인다. 이물질이나 입자감이라고 할것은 단 1도 보이지 않으며, 맑디 맑은 강물을 그대로 떠다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코를 가져다 대니 꽤나 시원한 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배의 과육에서 느낄 수 있을법한 달달한 내음과 함께 누룩, 배껍질, 젖은 숯, 약간의 소금기와 철분도 다가오는 것이 확실히 잘 만든 소주의 향이라고 생각된다. 40도라는 상당히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콜의 향은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보다도 훨씬 낮게 느껴지며, 처음엔 달달한 배의 향이, 끝 부분으로 갈수록 소금기와 함께 알콜이 남아있는 느낌이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자신의 향과 함께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 안는다. 단 맛과 소금기, 고소함, 누룩, 감칠맛과 더해지는 순수한 소주의 풍미가 순식간에 입 안을 채워가고, 고도수 특유의 촛불을 삼킨듯한 따뜻함이 혀에서 목구멍으로 이어진다. 정말 이 자연스런 감미에서 함미로 이어지는 과정이 전혀 어색함이 없이 맞아떨어진다. 중간쯤에서부터 40도라는 알콜이 차올라 젖은 나무와 함께 화한 맛매를 살짝 주는데, 외외로 알콜의 독함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조금 더 풍미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적당한 바디감으로 이루어진 목넘김 이후에는 감칠맛과 소금기, 미미한 철분과 차오르는 알콜이 남아있다가 사라진다. 알콜같은 경우는 목구멍에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소주의 향과 같이 코에도 남아있는데, 약 4~5 초 정도 잔향이 머무르다가 날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운의 길이 역시 이 시간과 비슷하기에 소금기와 함께 자리잡은 감칠맛 넘치는 풍미를 감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여겨진다.
크게 흠 잡을 곳이 없는 소주라고 여겨진다. 일단 도수에 비해 확실히 역하거나 독한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달달한 배향은 코에서 감돌고, 혀에선 단 맛과 짠 맛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어 감칠맛까지의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함미를 머금은 감칠맛이 술의 주된 풍미라고 생각되었는데, 이 소주의 매력이 술을 머금고 삼키는 동안 톡톡히 드러나 상당한 만족스러움을 가져다 준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회가 좋겠다. 광어나 우럭 같은. 광어회 한 점에 '북한강 40' 한 잔은 훌륭한 시간을 당신에게 선물할 것이다.
'북한강 40', 짭짜름한 감칠맛이 일품인 술이었다. 북한강을 보면서 마시면 정말 시원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10% 정도. 3000원 꼴이니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에서 구매하자.
북한강 맑은 물로 탄생한 '북한강 40'의 주간평가는 4.1/5.0 이다. 흐르는 강물 속 함미를 감상하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